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미국과 이란 간 갈등과 관련해 “미국이 사실상 굴욕을 당하고 있다”며 중동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dpa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마르스베르크의 한 김나지움을 방문해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이란은 예상보다 훨씬 강하고, 미국은 협상에서 설득력 있는 전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분쟁은 시작보다 끝내는 것이 더 어렵다”며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이미 그 대가를 치른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전략 없이 전쟁에 들어갔다는 점은 분명하며, 그로 인해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고 덧붙였다.
또 “이란은 협상을 매우 능숙하게 이끌거나, 아예 교묘하게 협상을 회피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슬라마바드까지 갔다가 성과 없이 돌아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 나라 전체가 이란 지도부에 의해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메르츠 총리는 현재 상황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유럽 역시 경제적 부담을 직접적으로 떠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 유럽과 충분한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독일이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를 지원하기 위해 기뢰 제거 함정을 파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우선 교전 중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메르츠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현실적인 타협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향후 평화 협정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일부 영토 통제권을 상실하는 상황을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다만 이러한 선택은 유럽연합(EU) 가입 전망과 연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EU 가입 가능성을 국민에게 제시한다면 정치적 설득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의 조기 EU 가입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메르츠 총리는 “2027년이나 2028년 가입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부패 척결과 법치 확립 등 가입 요건 충족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정회원 대신 EU 정상회의 등에 참여할 수 있는 ‘옵서버’ 형태의 단계적 참여 방안을 제안했으며, 해당 구상이 최근 EU 정상회의에서 일정 부분 공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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