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메 어떻게 이렇게 높다야. 참말로 높구만."
먹고살기 빠듯하고, 볼거리도 많지 않았던 시절. 소풍은 아이들에게 작은 축제 였습니다. 김밥 한 줄, 사이다 한 병, 단체 사진 한 장. 평생 간직하는 추억이 됐습니다.
나이 든 어른들 가슴속, 그 시절 소풍은 봄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추억의 눈으로만 현실을 볼 수 없는 시대입니다. 동서를 가리지 않습니다.
"왜 요즘은 아무도 셔츠를 바지 안에 넣지 않는 거지? 당신에게 묻는 거야."
나이 든 윗사람이 옛날 방식을 고집하는 순간, '꼰대'가 됩니다. 젊은 세대의 놀림감이 돼죠. 이재명 대통령이 현장체험 학습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요새 그 소풍도, 수학여행도 안 가고 혹시 안전사고가 나지 않을까…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 버리면 안 되죠."
초등학교 5학년 때 경주로 갔던 수학여행을 평생의 기억이라고 돌아보며 아쉬워한 겁니다. 실제 수학여행은 크게 줄었습니다.
올해 서울 초중고 가운데 수학여행 계획이 있는 학교는 17%에 그쳤습니다. 지난해는 절반 가까이 됐는데, 확 줄었습니다.
현장학습 체험도 2023년 86%에서 지난해 51%로 크게 줄었습니다. 그렇다고 학교 탓만 할 일은 아닙니다.
"안전사고 발생으로 범죄자가 되고 교직을 떠날 수 있다."
아이 한 명이 다치면 형사책임, 민원, 감사, 소송이 한꺼번에 쏟아진다고 합니다. 안전 관리는 누가 하고, 비용은 어떻게 부담하고, 교사 책임을 어디까지 볼지 확실히 선부터 그어놓아야 합니다.
여러 사정을 무시한 채 그냥 장독을 왜 없애냐고만 해선 곤란합니다. 나라님이 말씀하시면 공무원에게는 지시가 되고, 현장에는 압박이 됩니다. 말이 앞서고 제도가 뒤따르지 않으면 소풍 길은 열리지 않을 겁니다.
4월 30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소풍 유죄'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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