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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호의 앵커칼럼] 지우개 특검

  • 등록: 2026.05.01 오후 21:49

  • 수정: 2026.05.01 오후 21:56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

5공 청산을 놓고 한때 우리 사회를 뒤흔든 말입니다. 쿠데타는 당연히 처벌해야 하지만, 권력을 장악한 현실에서 단죄할 힘이 없었던 거죠.

기원전 49년, 로마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시이저의 이 전쟁은 범죄요.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하고, 당장 해야 하오."

로마 원로원이 시저를 반역자로 규정하자, 그는 군대를 이끌고 루비콘 강을 건넜습니다. 로마를 장악했고, 종신 독재관이 됐습니다.

반역죄로 법정에 서야 할 사람이 오히려 법 위에 섰습니다. 그렇게 460년을 이어온 로마 공화정이 무너졌습니다.

민주당이 이른바 '조작 기소 특검법'을 발의했습니다. 특검이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줬습니다.

"조작 기소가 인정이 되면, 특검이 독립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특검은 국정조사 대상이었던 쌍방울 대북송금 등 7개 사건뿐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모두 수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선거법 관련은 이미 대법원이 지난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던 사건입니다. 조작 기소가 드러났다는 건데, 뭐가 국정조사에서 새롭게 밝혀진 건지 따져봐야 할 일입니다.

이번 특검법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가 많습니다. 그중 으뜸은 특검 임명 관련입니다.

대통령이 피고인인 사건을,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넘겨받고, 공소 취소 여부를 판단합니다. 자신의 사건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구조가 정상은 아닐 겁니다.

1973년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을 조사하는 특별검사 아치볼드 콕스를 해임했습니다. 그러자 특검 대변인은 '법치주의의 위기'를 선언했습니다.

"우리가 계속 법의 지배를 받는 정부로 남을지, 아니면 개인의 지배를 받는 정부로 남을지는 이제 의회와 궁극적으로 미국민에게 달려 있습니다."

자신의 사건을 스스로 지우려는 데 대한 반발이었습니다. 50년을 훌쩍 넘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편, 네 편 따지지 않고, 유권(有權) 무권(無權) 가리지 않고, 유전(有錢) 무전(無錢) 상관없이 똑같은 잣대가 작동되길 바랍니다.

5월 1일 윤정호의 앵커칼럼, '지우개 특검'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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