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내년부터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공정수당'이라는 걸 지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한 조치인데요. 공정수당은 무엇이고 어떤 효과가 있을지, 문제점은 무엇일지, 사회정책부 최원국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최 기자, 공정수당이라는 이름이 생소한데, 뭐가 공정하다는 겁니까?
[기자]
공정수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처음 도입한 제도입니다. 고용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게 '공정'하다는 겁니다.
이재명 대통령 / 국민경제자문회의 (지난달 9일)
"비정규직은 사실 불안정성에 대한 보상을 더 해서 똑같은 조건이면 보수가 더 많아야 하거든요. 이게 상식이잖아요."
이 대통령은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11개월씩 이른바 쪼개기 계약하는 실태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때문에 공정수당은 단기 비정규직의 퇴직금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앵커]
수당을 더 줘서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해보겠다는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급할 계획인가요?
[기자]
정부는 생활임금의 평균 금액이자 최저임금의 118% 수준인 254만5000원을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여기에 계약 기간이 짧을수록 불안정성이 크다고 판단해 보상률을 높였는데요. 1∼2개월 계약자가 10%로 가장 높고 7개월부터는 8.5% 정률 구조입니다. 계약 기간에 따라 38만2000원 에서 최대 248만8000원의 공정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공정수당을 도입하면 어떤 효과가 예상되나요?
[기자]
우선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단기 비정규직을 쓸 때 공정수당이라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규직 채용을 늘릴 수 있다는 게 노동부의 설명입니다. 또 11개월만 고용해도 법정 퇴직금을 웃도는 공정수당이 발생해, 1년 이상 장기 계약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정수당이 실제 비정규직을 줄이는 해법으로 작동할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병훈 /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정규, 비정규의 격차가 워낙 크거든요. 비정규직의 활용을 줄이고 정규직으로 대체하는 변화를 기대하는 건 사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앵커]
공정수당 같은 제도.. 해외에도 있습니까?
[기자]
정부는 이번 공정수당을 도입하면서 해외 사례를 참고했다고 합니다. 프랑스는 불안정 고용 보상 수당으로 총임금의 10%를 주고, 스페인은 근로계약 종료수당 5%, 호주는 추가임금제도를 통해 15∼30%를 지급합니다. 하지만 이들 국가에서는 이 제도 시행 이후 오히려 기간제 비정규직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당을 추가 비용으로 받아들이면서 짧은 계약을 반복하는 쪼개기 계약이 심해지거나 단기 계약 관행이 자리잡게 된 겁니다.
[앵커]
노동계 반응은 어떻습니까? 환영하는 분위기인가요?
[기자]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공정수당의 혜택을 받게될 비정규직 노동자들부터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공정수당은 비정규직 제도를 구조적으로 고착하는 시혜적 정책" 이라며 비정규직 문제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임동규 / 변호사
"고용경직성 등 비정규직을 채용하게 되는 유인을 해결하지 않는한, 공정수당은 비정규직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면서 세금만 소모하게 될 우려가 있습니다."
한국노총은 "수당 몇 가지를 신설하는 것으로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했고, 민주노총 역시 "비정규직 문제의 핵심은 정규직 전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제도 정착까지 시행착오도 있을텐데, 시행 전에 충분히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해보입니다. 최 기자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