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실은 운반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승인하며, 미국과의 휴전 협상 국면 속 제한적 해상 완화 조치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은 9일(현지시간)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해운 데이터를 인용해 카타르 라스라판항을 출발한 LNG 운반선 ‘알 카라이티야트’가 호르무즈 해협을 향해 항해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선박의 최종 목적지는 파키스탄 카심항으로, 이란은 미국과의 휴전 협상 과정에서 중재 역할을 해온 파키스탄과의 신뢰 구축 차원에서 이번 항해를 사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항해가 예정대로 완료될 경우,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사실상 차단됐던 카타르 LNG 운반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첫 사례가 된다.
소식통들은 이번 화물이 파키스탄과 카타르 간 정부 계약에 따라 공급되는 물량이며, 이란 당국이 예외적으로 통행을 허가했다고 전했다.
전쟁 여파로 심각한 가스 부족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은 그동안 제한적 범위에서라도 LNG 운반선의 안전한 통과를 허용해달라고 이란 측에 지속적으로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마셜제도 선적의 알 카라이티야트는 약 21만2천㎥ 규모의 LNG를 적재할 수 있는 대형 운반선으로, 카타르 해운사가 운영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6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으로 향하던 카타르 LNG 운반선 2척을 별다른 설명 없이 정지시킨 뒤 대기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조치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과 에너지 수송 차질 우려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세계 2위 LNG 수출국인 카타르는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가스를 공급해왔지만, 이번 전쟁 초기 이란의 공격으로 전체 LNG 수출 역량의 약 17%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연간 1천280만t 규모 생산 설비 복구에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가량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조치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전면적 봉쇄 기조 속에서도 이란이 전략적 우방 또는 협상 파트너에 대해서는 선택적 통행 허용 카드를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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