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인천 남동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은 지난 8일 국회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통신비 인하를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열고, 정부 통신비 정책의 한계를 ‘시장 구조를 유지한 채 진행된 미세 조정’으로 규정하며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이훈기 의원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2만 원대 5G 요금제 등에 대해 “과기부 보도자료를 보고 기대했지만 실제 내용을 보니 서비스 제공량을 늘려 수치상 인하 효과를 주장할 뿐 국민이 체감할 실질적 내용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법 개정으로 주가 부양을 이끌어냈듯, 통신비 역시 근본적인 시장 구조를 해결해야만 진정한 인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국민 체감 통신비 인하, 아직 갈 길 멀어”...“인하 방안 관행적 반복”
토론회에서는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요금제 개편안이 이용자들의 실제 체감 품질이나 가계 부담 완화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문형남 숙명여대 한류국제대학 학장은 정부 발표 수치를 집중 분석하며 “1인당 월 절감액은 정부 발표 기준 488원이지만, 통신사 매출 감소분 등을 제외한 이용자 실질 체감액은 월 약 180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400kbps의 낮은 QoS 속도를 언급하며 “유튜브 등 고화질 영상 시청이 불가능한 속도를 기본 적용하는 것은 국민 기본권 보장이라는 명분에 미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조수형 한국통신소비자보호센터 대표 역시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QoS를 쓰셨지만 답답하다, 정말 못 쓰겠다고 한탄하시더라”며 보다 근본적인 개선을 주문했다.
또 “과도한 2년 약정 위약금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이 되고 있다”며, “단순 요금 인하를 넘어 위약금 제도 개선 등 실질적인 비용 부담 완화 대책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에서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이 매년 반복되는 생색내기라는 지적도 나왔다.
임형도 경희대 컴퓨터공학과 특임교수는 정부를 향해 “매년 실시하는 통신3사와 정부간의 통신비 인하 협의를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신사들이 그런 협의가 있으니 매년 정부가 인하 방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할 때가지 기다렸다가 인하 정책을 내놓는 것”이라며 통신사와 정부의 면책성 인하 정책을 꼬집었다.
■ '3만원 대 무제한 5G 서비스' 日 ‘라쿠텐 모바일’ 두고 뜨거운 논쟁
이날 토론회에서는 통신비가 좀처럼 내리지 않는 이유에 대한 구조적인 접근도 이루어졌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현재 통신 시장은 고착화된 과점 구조로 인해 경쟁이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며 “이러한 경쟁 제한 요소를 과감히 해소하고 소비자가 실질적인 선택권을 가질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제안했다.
김협 (사)한국정책포럼 부회장은 “일본은 클라우드 기반 가상화 기술을 통해 설비 투자비를 획기적으로 낮춰 3만 원대 무제한 요금제를 실현했다”며 “시장 구조를 유지한 미세 조정이 아니라, 5G SA(단독형) 도입 등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경쟁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 통신사가 일본의 라쿠텐 모바일처럼 개방형 클라우드 모델이 아닌 장비 중심 체계를 선택하면서 결국 고비용 구조를 바꾸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송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대외협력실장은 “일본 라쿠텐의 요금 수준은 국내 알뜰폰(MVNO)과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협 부회장은 재반론하며 “라쿠텐 모바일을 알뜰폰으로 치부하는 것 자체가 국내 통신사와 비교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라쿠텐 모바일은 일본 정부가 허가한 엄연한 제4이동통신사로서 알뜰폰으로 규정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회는 신민수 한양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와 박소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의 발제에 이어 임형도 경희대 특임교수, 염수현 KISDI 본부장,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송철 KTOA 실장, 조수형 대표, 김협 (사)한국정책포럼 부회장, 김준모 과기정통부 과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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