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 송금 수사 검사였던 박상용 검사를 상대로 여권 정치인 등이 제기한 ‘대변 추태’ 의혹에 대해 법원이 “박상용 검사가 의혹의 당사자일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판시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이 의혹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다.
이 의원은 박 검사의 사법연수원 시절 교수였던 인연이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6월 국회 법사위에서 “2019년 1월 울산지검에서 검사 30여 명이 모여 회식을 했고 이후 한 검사가 울산지검 내 회장실 세면대와 벽면에 대변을 바르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서영교 의원이 “박상용 검사 관련 험한 이야기가 법사위에서 나왔다”며 실명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분변 추태’를 저질렀다며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당시 조국혁신당 대변인이었던 강미정씨와 최강욱 전 의원은 유튜브 ‘강성범 TV’에 출연해 “박 검사가 대변 추태가 알려져 도피 목적으로 유학을 떠났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 검사는 이성윤 의원과 강미정씨 등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법원은 지난 8일 강씨는 2000만원을, 최 전 의원과 강성범씨는 강씨와 함께 이 중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1일 조선일보가 확보한 80쪽 분량의 판결문에 따르면 법원은 동료 검사들의 증언 등을 근거로 박 검사의 ‘대변 추태 의혹’은 허위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회식 다음 날 울산지검 내 공안부 민원인 대기실 바닥 등에서 분변이 발견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박 검사가 사건의 당사자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당시 울산지검에 근무하던 이모 검사는 법정에서 “박 검사는 다른 업무로 조금 늦게 왔고, 당시 회식이 만취자가 나오는 등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아 나와 박 검사, 또 다른 동료 이모 검사가 9시쯤 먼저 나와 일식집에서 밥을 먹었고, 여기에 황모 검사도 합류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일식집에서 술을 마시고 대리기사를 불러 박 검사 차로 이동했고, 황 검사 관사 근처에서 그를 내려준 인근 순댓국집에서 술을 더 마신 후 11시쯤 다시 대리기사를 불렀고, 박 검사가 나를 내려준 후 청사 반대 방향인 자기 관사로 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날 출근해서 사내 메신저를 봤는데 박 검사가 ‘10층에 난리가 났다’며 분변 사건을 알려줬다”고 했다. 황 전 검사도 “박 검사, 이 검사와 마지막까지 있다가 귀가했다”며 “분변 사건 당사자로 박 검사가 지목됐을 때 ‘어, 아닌데? 전날 나랑 같이 있었는데’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법원은 “분변 사건은 회식 이후 발생했고 박 검사는 회식 자리가 마무리되기 전 먼저 나와 이모 검사 등 다른 검사들과 함께 있었다”며 “박 검사가 분변 사건 당사자일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했다.
이 검사는 이성윤 의원이 법사위에서 ‘분변 발언’을 한 당일 이 의원에게 “박 검사는 그날 귀가할 때까지 저와 같이 있어서 기억하고 있는데 문제의 대변 사고를 저지른 적이 없다”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법원은 “회식이 있은 지 5년 이상 지난 시점에 다른 사람들이 몰랐거나 잊고 있었던 분변 사건을 언급 당일 이 의원에게 보냈다는 점에서 이 메시지는 신빙성이 있다”고 했다.
법원은 최초로 의혹을 제기한 이성윤 의원과 서영교 의원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이 의원은 “0이 묻은 모 대학교 기념품 허리띠를 수건걸이에 걸어 두기까지 했다” “이화영 부지사 사건에서도 술과 연어 등 피의자 회유·협박 의혹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범위 내 발언이라고 판단했다.
“박상용 검사 관련 험한 이야기가 법사위에서 나왔다”며 박 검사 실명을 공개한 서 의원에 대해서도 “이 의원의 법사위 발언을 전달한 데 불과하다”며 면책특권 범위라고 봤다
다만 유튜브 방송에서 박 검사의 사진을 띄우고 직접 언급한 최강욱 전 의원, 강미정, 강성범씨에 대해서는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이들은 사진을 가리키며 “어디 가서 이렇게 0쳐 바르고 다니게는 안 생겼잖아” “좀 사납게, 눈썹이” “아무튼 쟤예요” “박상용 애는 이제 지금 여기 무슨 칠을 했다고 나왔지만, 해외에 보낸 걸로” 등의 발언을 했다.
법원은 “사실을 단정적으로 적시하고 외모에 대해 품평한 다음 박 검사가 분변 사건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해 도피성 출국을 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증거에 따르면 박 검사는 분변 사건 의혹 제기 훨씬 전인 2022년 여름 국외훈련 검사로 선발됐다”며 “박 검사 개인을 조롱하는 것에 더해 별다른 객관적 근거도 없이 거짓 사실을 추가로 덧붙이기도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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