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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임원에 대놓고 회사 욕…파업보다 무서운 삼성 조직 붕괴

  • 등록: 2026.05.15 오전 07:27

  • 수정: 2026.05.15 오전 07:29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삼성전자의 파업을 막기 위한 중재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내부에선 ‘조직 문화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15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삼성 반도체 연구직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 데 따르면, 글쓴이는 “요즘 분위기를 보면 마치 회사가 망한 것 같다”며 성과급 갈등과 노조의 파업 선언으로 무너진 사내 분위기를 조목조목 짚었다.

파업 기간(5월 21~6월 7일) 중 부서원 모두 연차 휴가를 신청했고, 업무 협조 메일이 와도 답을 잘 하지 않고 관리자도 회의 때 대충 하자는 등 태업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비메모리로 끌려갈까 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시스템 LSI(반도체 설계) 관련 연구는 기피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와중에 사내 익명 게시판은 파업에 참여한다는 실명 인증으로 도배되고 있다는 게 글쓴이의 주장이었다.

다수의 삼성전자 임직원들에게 조선일보가 해당 게시물의 사실 여부를 취재한 결과 “글쓴이는 알 수 없지만 실제로 삼성전자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 관리자급 직원은 “임원이나 관리자 앞에서 대놓고 회사 비판을 하고 실명으로 파업 참여 인증을 안 하면 업무 협조를 안 해주는 경우가 실제로 있다”고 했다.

그는 “SK하이닉스 채용 공고가 뜨면 부서원 대부분이 지원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상황은 삼성전자가 현재 SK하이닉스와 치열하게 경쟁 중인 HBM(고대역폭 메모리)뿐 아니라 차세대 반도체 개발 경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설령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파업을 강제로 멈추게 하더라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조직 문화의 붕괴와 균열이 단기간에 봉합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 직원 A씨는 “사내 메신저 닉네임을 파업 시작일인 ‘5.21’로 바꾸거나 ‘파업’으로 전환한 사람이 이미 3만명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파업 참여 직원이 비참여 동료의 면전에서 막말을 하거나 관리자 앞에서도 회사를 공개 비판할 정도”라고 전했다.

가장 심각한 대목은 인재들의 심리적 이탈과 태업이다.

직원 B씨는 “SK하이닉스 채용 공고가 뜨면 체감상 부서원 90% 이상이 지원하는 분위기”라며 “다들 ‘기회가 있으면 해외 기업으로 가자’는 얘기도 많이 한다”고 했다.

갈등의 양상도 파업 참여·비참여를 둘러싼 동료 간 충돌 뿐만 아니라 반도체와 비반도체 부문 간 이해관계 상충, 반도체 내부에서조차 메모리와 파운드리·시스템LSI 간 마찰, 그리고 경쟁사로의 이탈 욕구까지 분열적인 형국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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