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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또 짬짜미' 7개 제분사 담합에 6710억 과징금…20년 만에 가격재결정 명령

  • 등록: 2026.05.20 오후 15:02

  • 수정: 2026.05.20 오후 18:00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공정거래위원회가 6년간 밀가루 가격과 물량을 짬짜미한 7개 제분사에 대해 담합 사건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인 6,700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 산정의 바탕이 된 관련 매출액만 5조 6,9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20일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기업 간 거래(B2B) 밀가루 공급가격 및 물량을 합의해 실행한 7개 제분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6,710억 4,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사업자는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 등 총 7곳이다. 국내 B2B 밀가루 판매 시장에서 87.7%(2024년 매출액 기준)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이들은 상위 3개사(대한제분·씨제이제일제당·사조동아원)와 삼양사 주도로 시작해 이후 하위 제분사들까지 가담하며 총 24차례에 걸쳐 가격과 물량을 합의했다.

특히 이번 제재에서 공정위는 담합과 관련된 매출액을 총 5조 6,900억 원으로 산정했다. 과징금 액수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인 부과기준율의 경우 위반 행위의 중대성을 고려해 상위 사업자에게는 15%, 하위 사업자에게는 10%를 각각 적용했다. 아울러 조사 협조 정도에 따라 일부 사업자는 최대 20%에서 10%의 과징금 감경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담합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정황도 다수 확인됐다. 2020년 1월 사조동아원 내부 회의록에는 "공정위 문제 돼", "시기하고 폭하고 다 조정해야 돼"라며 조사를 피하기 위해 치밀하게 인상 시기를 분산하려 한 정황이 담겼다. 또한 카카오톡과 유선 연락을 통해 상호 가격 인상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대형 수요처에 대한 인하 폭을 최소화하기로 입을 맞춘 사실도 적발됐다.

제분사들은 수입 원맥 시세 상승기에는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신속히 반영한 반면 원가 하락기에는 인하 폭을 최소화하거나 최대한 늦추는 방식으로 이익을 극대화했다. 나아가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471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 기간인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도 담합을 멈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이들 7개사가 2006년에도 담합으로 제재를 받았음에도 재차 담합을 실행한 점을 중대하게 평가해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하고 지난 1월 임직원 14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아울러 장기간 왜곡된 가격을 스스로 다시 정하도록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을 함께 내렸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에서 독과점 사업자들이 장기간 은밀하게 실행한 담합을 적발해 제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가격재결정 명령을 통해 경쟁 수준의 가격을 찾아감으로써 가계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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