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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20분간 울린 헬기 굉음…4명 살린 "생명의 소리"

  • 등록: 2026.05.21 오후 21:36

  • 수정: 2026.05.21 오후 21:43

[앵커]
장기 이식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몸 밖에 나오는 순간부터 기능이 빨리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의정부에서 장기 이식을 위해 한밤중에 헬기가 긴급 출동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잠을 깨우는 시끄러운 굉음이었겠지요. 하지만 주민들은 따뜻한 응원만을 듬뿍 보냈습니다.

차정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깜깜한 밤하늘을 요란하게 흔드는 소음이 이어집니다.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인 의정부 성모병원 옥상에서 이륙을 준비하는 헬기 소리입니다.

20분쯤 뒤, 헬기는 빨간색 항공등을 깜빡이며 이륙해 날아갑니다.

지난 2월 뇌사 상태인 40대 남성의 폐를 적출해 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긴급히 이송하는 장면입니다.

수술은 폐부터 간, 양쪽 신장 순으로 이뤄졌습니다.

적출된 장기는 전용 용기에 포장이 돼서 이곳 헬기장으로 옮겨졌는데 헬기는 빠른 이륙을 위해 시동을 켜두고 있었습니다.

분초를 다투며 이식할 장기가 4개나 되는 데다, 폐의 경우 적정 온도로 낮춰야 하는 등 이송이 까다로워 헬기 대기 시간이 2배 이상 더 걸렸습니다.

서진우 / 의정부성모병원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우려했던 건 수술장 안에서도 헬기 소리가 들렸거든요. 그런 와중에 주위에 있는 지역분들이 굉장히 소음에 좀 시달리지 않았을까."

한밤중에 울려 퍼진 굉음에 병원 측은 주변 아파트 경비실에 죄송하단 뜻을 전하고 병원 SNS에도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댓글엔 '사람을 살리는 소리'라는 주민들의 격려 메시지가 이어졌습니다.

김대옥 / 경기도 의정부시 금오동
"저게 사람을 살리는 모습이구나, 언젠가 제게도 그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서로 이해하고 아름답게 받아줬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됐죠."

오늘도 생명을 살리는 소리를 애타게 기다리는 장기이식 대기자는 5만여 명에 이릅니다.

TV조선 차정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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