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개인당 6억원',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투쟁은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반도체 라인이 멈추는 파국은 피했다지만. 이른바 '뉴노멀'이 된 성과급 투쟁과 이를 둘러싼 갈등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사회정책부 차정승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차 기자, 이번 삼성전자 노조의 협상 방식을 보면, 노조가 얼마를 "더 달라"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성과급 계산법까지 요구했던 게 예전과 달랐어요?
[기자]
네, 이른바 '영업이익의 N%' 요구입니다. 한마디로 직원들에게 줄 성과급을 고정적으로 정해놓자는 말인데요. 그동안 초과 이윤에 대해선 배당을 할지, R&D에 재투자를 할지, 임직원에게 나눠줄지는 모두 경영권에 속했습니다. 그러니까 파업을 전제로 한 노조의 교섭 대상이 아닌 이사회나 총수 등 경영진의 영역이었던 거죠. 기업 경영의 표준으로 여겨진 삼성전자에서, 회사가 돈을 벌었으니 이를 투명하게 나누자는 노조 주장이 잠정 합의로 받아들여지다 보니 산업계에선 큰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삼성전자 노조의 임금협상은 과거 민노총이나 한국노총의 투쟁과는 양상이 많이 다른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오죠?
[기자]
네, 주목해 볼 점입니다. 과거 전국삼성전자노조는 50대 생산·기술직 블루칼라 비중이 컸고 요구 사항도 정년 연장, 고용 안정 등이 많았는데요. 이번 성과급 투쟁을 이끈 초기업노조는 3~40대 반도체 엔지니어로 MZ세대 직장인이 주된 구성원입니다. 이들의 투쟁은 양대노총 산하 노조들이 연대하면서 투쟁하던 방식이 아닌, "공정한 보상"을 내세워 실리를 챙기는 형태로 바뀐 모습이었습니다. 정치적 색채도 전혀 없었습니다. 앞서 SK하이닉스가 억대 성과급을 확보했던 게 MZ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단 해석이 나오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HD현대중공업 카카오까지 '공정 배분 요구'는 점점 확산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성과급 사태를 노란봉투법과 연관 지어 해석하는 이유도 설명해주시죠.
[기자]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으로 하청 노조가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는 길이 열렸죠. 노란봉투법을 적용하면, 원청 기업은 해당 기업의 사용자이자, 하청 노조의 사용자일 수도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초(超)사용자'라는 말이 나옵니다.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는 이제 영업이익 배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민주노총은 21일자 입장문에서 "삼성의 성과는 대기업 정규직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하청 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지역사회 환원으로 이어져야 마땅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지순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파업을 무기로 계속 경영 성과급을 달라고 하면 만약에 점점 가속화돼서 영업이익의 30%, 50%, 70% 달라면 그걸 어떻게 막겠어요."
그러나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노란봉투법이 판을 키웠다는 의견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노란봉투법이 지켜져야 원청만 이득을 가져가는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반박습니다.
[앵커]
그렇지만 노동자들 사이에서 상대적 박탈감은 상당한 것 같은데, '노노 갈등'에 대한 우려는 어떻게 봐야합니까?
[기자]
네, 막대한 성과급 격차와 이를 둘러싼 갈등은 노동자들 사이에 불씨를 만들고 있습니다. 당장 삼성전자 한곳만 봐도 상여금 격차는 100배나 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하청이나 협력 업체까지 성과급 투쟁에 나선다면, 얼마의 영업이익이 배분되느냐에 따라 노동시장에서는 양극화와 동시에 '노노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석호 / 한국노동재단 사무총장
"분배 갈등의 서막을 연 거죠. 임금과 성과급 배분을 둘러싸고 노노 갈등, 정규직들 간의 갈등, 부문 간의 갈등 그다음에 원하청 간의 갈등이 심해질 수밖에 없겠죠."
[앵커]
이번 삼성전자의 성과급으로 인해 사회 전체적인 허탈감이 상당하다는 분석도 있던데, 우리 사회가 받아들일 만한 합리적인 성과급 기준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차기자, 잘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