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조Q&A] "정부가 기업 초과이익 걷어" 기준은? 용처는? 신규투자는? 세금 걷는데 또?
등록: 2026.05.28 오후 15:01
수정: 2026.05.28 오후 16:12
27일 삼성전자 노조 투표에서 임금협상의 잠정합의안이 가결됐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히며, 기업의 초과이익에 대한 분배 문제를 꺼내들었습니다.
김 장관은 “대기업의 초과 이익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재분배할 것인지,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시론을 열고 싶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오늘날 삼성전자의 성공이 해당 노사의 헌신적 노력에 더해 모든 국가와 지역 사회의 덕 아니냐. 사회의 지원들이 합쳐져서 이루어졌다"며 초과이익 재분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오는 6월 1일 노동부 주관으로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정책 가능성 모색에 관한 토론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 '초과이익 재분배' 국민의힘 반발 왜?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은 "그냥 삼성을 정부가 경영하겠다고 하라"며 "노조에서 떼가고, 정부에서 떼가고 나면 무슨 돈으로 투자하고, 무슨 돈으로 연구개발하나"라고 비판했습니다.
부산 북구 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무소속 후보도 “기업이 적자나면 세금으로 메꿔줄 거냐”며 “대한민국은 경쟁을 장려하는 것이 결국 모두에게 이롭다는 시장경제체제를 기본으로 하는 나라”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김 장관은 28일 "정부는 기업의 정당한 이익에 강제로 관여할 권한도 없다"고 서둘러 수습에 나섰지만, 그 파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 '한국형 사회연대기금' 어떻게 한다는 건가?
사회연대기금이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임금 격차 등을 줄이자며 유럽에서 도입했던 정책입니다.
1951년 스웨덴에서 수익이 높은 기업 노동자의 임금을 과도하게 늘리지 못하는 방식으로 도입됐습니다.
자본의 집중을 막고 대·중소기업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성과주의에 반한다는 비판이 나오며 1990년대 초 결국 폐지됐습니다.
김 장관은 "과거 스웨덴의 사회연대 기금 모델을 당장 한국에 적용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면서도 "그 정신만큼은 높이 기려야 한다. 함께 사는 방향으로 사회적 대화를 이끌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 기업의 '초과이익' 기준? 또다른 논란 가능성?
업계에선 초과이익을 규정하는 과정이 또 다른 사회적 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 역시 “경제학에는 정상이익은 존재하지만 초과이익은 현실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개념”이라고 보고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즉, 삼성전자의 막대한 영업이익이 AI 반도체 슈퍼사이클 때문인지, 기업이 온전히 이뤄낸 성과인지, 정부 지원이나 하청·협력업체의 성과 때문인지 등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무엇을 ‘사회적으로 환수해야 할 초과이익’으로 볼 지 기준이 애매하다는 것입니다.
또 일정 부분 대기업 노동자들의 양보가 있어야 가능한 구조기 때문에, 재계뿐만 아니라 노조의 반발도 큰 변수입니다.
2024년 총선 당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사회연대임금’을 공약으로 내놓자,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서 이를 “대기업 노동자 임금 동결법”이라며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김 장관은 "세금을 빼고, 이자나 감가상각, 판관비 등 재무적 비용을 모두 빼고 남은 순수한 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논의"라고 규정했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토론에서 어디까지가 '순수한 이익'이 될 지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 '한국형 사회연대기금' 구체적 방안있나?
우선 김 장관은 구체적 방법을 거론하진 않았습니다.
그는 “정부가 기업 이익을 이래라저래라 할 권한은 없다”며 “정규직만 배타적으로 가져가야 할 문제인지 사회적으로 대화하자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노동계에선 같은 산업 간 임금 격차를 줄이거나 원·하청 간 상생 협약을 맺는 기업에 세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미 양대노총에선 성과급과 사용자 출연금을 재원으로 사회연대기금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 거둬들인 '초과이익' 어떻게 쓰나? 신규 투자는?
물론 사회연대기금으로 거둬들인 재원으로 하청 기업 지원, 취약계층 교육 및 지원, 노동 환경 개선 등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익을 많이 낸 기업일수록 배분 압박이 커지는 구조 상 초과이익을 낸 기업 자체의 신규 투자나 사업이 위축될 수 있습니다.
앞서 이를 시행했다 폐지한 스웨덴도 전문 인력들이 성과보다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불만이 쌓이고, 결국 우수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이 국외로 이전하는 부작용이 잇따랐습니다.
스웨덴과 같은 사회연대기금 방식은 기업의 성과주의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아울러 상장 기업 이익은 주주 배당과 연구개발, 설비투자 재원으로 쓰이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주주 재산권 침해 논란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반도체는 국가전략산업" vs "법인세 거두는데 국가개입 부적절"
전문가들의 의견은 나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 특성 상 사회적 재투자가 필연적이라는 시선과 사기업의 이익을 공적 성격으로 규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준국가기간산업으로, 주식 시총이나 고용, GDP 등 국가 경제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가전략산업으로 봐야한다"며 "국내 후방효과가 큰 산업인 만큼 소재 부품 장비 등 협력업제의 생산성을 위한 재투자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는 기업에 법인세를 이미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사회 배분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기업이 거둔 초과이익은 미래에 대한 투자나 위기 대비용으로 쓸 수 있도록 자율성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기업의 적자를 국가가 함께 부담하지 않듯이 이익을 공적으로 규제하는 것 역시 지나친 발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초과이익 배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정부가 직접 나서는 것은 지양해야한다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서 또는 투자자들의 니즈에 의해서 자신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며 "그런데 정부에서 나서서 이를 강제한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은 사회적인 논의를 거칠 것이 아니라 기업이 자체적으로 결정하거나 외부 연구 등을 통해 검토해볼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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