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 평양으로 돌아간 뒤 김정은 앞에서 박수와 눈물을 보이는 장면이 공개됐다. 한국 체류 기간 시민단체의 환영과 공동응원에는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기자회견에서는 ‘북측’이라는 표현에 반발해 자리를 떠났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이 전날 노동당 중앙간부학교 창립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내고향축구단과 17세 이하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감독들을 만나 격려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두 팀의 시범경기도 관람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선수들이 김정은과 악수하며 감격한 듯한 모습을 보이는 장면이 담겼다. 북한 매체는 내고향축구단의 우승 사실을 선전하면서도 결승전이 한국 수원에서 열렸다는 점은 부각하지 않았다.
앞서 내고향축구단은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수원FC 위민과 준결승을 치른 뒤 결승에서 승리해 대회 정상에 올랐다. 통일부는 남북협력기금관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민간단체의 남북 선수단 공동응원 활동에 3억 원 규모를 지원했다.
하지만 선수단은 한국 체류 기간 내내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공항과 경기장 주변에서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환영과 축하 인사를 건넸지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논란은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벌어졌다. 한국 취재진이 질문 과정에서 ‘북측 여자축구’라는 표현을 쓰자 리유일 감독은 “국호를 정확히 불러 달라”는 취지로 항의한 뒤 회견장을 떠났다.
북한은 최근 남북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는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선수단이 한국에서는 극도로 절제된 태도를 보이고, 평양에서는 김정은 앞에서 감격한 모습을 보인 장면은 북한 체제의 정치적 특성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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