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정한 정제유 반입 상한선의 7배가 넘는 물량을 들여오고, 지난해 약 150만t 규모의 석탄을 불법 수출한 것으로 국가정보원이 파악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이 지난해 러시아에서 반입한 유류만으로도 유엔 안보리 연간 상한선을 초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정원은 또 지난해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반입한 전체 정제유 규모가 안보리 제재 상한선의 7배 이상인 것으로 추산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대북제재 결의를 통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량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공개된 수치는 회원국들이 대북제재위원회에 공식 보고한 물량만 집계한 것으로, 불법 해상 환적 등 비공식 경로를 통한 반입량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러시아는 2024년 2월 이후 약 28개월 동안 대북 정제유 공급 현황을 유엔에 보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불법 광물 수출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북한이 북한 선적 또는 중국·러시아·제3국 선적 화물선을 활용해 안보리 결의로 수출이 금지된 석탄과 철광석 등을 지속적으로 반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지난해 석탄 수출 규모는 약 150만t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에는 수출 물량 확대를 위해 원산지를 '러시아산'으로 위장하는 방식으로 중국과 제3국 수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북한이 2023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화물선과 열차, 수송기 등을 이용해 대규모 포탄과 화포, 수백 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러시아에 수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반대급부로 방공무기와 전파교란장비 등을 제공했으며, 무인기와 미사일, 우주발사체 관련 기술 이전도 진행 중인 것으로 국정원은 분석했다.
미국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지난달 러시아 군함들이 북한산 무기 운송에 동원된 것으로 의심되는 화물선 6척을 호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3척은 북러 군수품 운송에 연루돼 우리 정부의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선박들이다.
한편 유 의원실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대북 독자제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2017년 이후 올해 5월까지 모두 26차례에 걸쳐 개인 175명, 기관·단체 108곳, 선박 21척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새롭게 지정된 대북 독자제재는 개인·기관·선박을 포함해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는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와 국가안보에 위해가 되는 행위에 관여한 개인·법인·단체·선박에 대해 독자제재를 지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방국 및 관계부처와 공조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관련 정보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우회해 대규모 정제유를 반입하고 불법 광물 수출을 지속하며 안보 위협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정부가 보다 실효성 있는 독자제재 조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최근 핵·미사일 전력 증강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일 군수공업기업소를 찾아 탄도·순항미사일 생산능력을 향후 5년 내 2.5배 확대하라고 지시했으며,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6일 담화에서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불퇴의 한계선"이라며 비핵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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