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조챗] 나나 vs 괴한 '제3 라운드'…정당방위냐 살인미수냐 '여배우집 침입' 쟁점은?
등록: 2026.06.12 오후 14:39
수정: 2026.06.12 오후 16:15
가수 겸 배우 나나가 자신을 상대로 강도 범행을 저지른 남성의 항소 소식에 "시간 낭비", "웃음만", "파이팅"이라는 글을 남기면서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나나가 해당 글을 올린 것은 지난 11일이다. 하루 전인 지난 10일, 자신의 자택에 침입해 강도상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30대 남성 A씨가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직후였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적지 않은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연예인 자택 침입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 새벽 시간 유명 연예인의 집에 침입한 남성은 재판 내내 "강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몸싸움 과정에서 자신이 다쳤다며 오히려 피해자인 나나를 살인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반면 경찰은 나나 측 행동을 정당방위로 판단했고, 법원은 강도상해 혐의를 인정해 실형을 선고했다.
도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고, 법정에서는 어떤 공방이 오갔던 걸까.
■ 연예인들이 사는 동네 물색…새벽에 벌어진 악몽
사건은 지난해 11월 15일 오전 5시 38분쯤 경기 구리시 아천동에 있는 나나의 자택에서 발생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사다리를 이용해 주택 외벽을 넘은 뒤 베란다를 통해 집 안으로 침입했다. 당시 집 안에는 나나와 어머니가 함께 있었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인터넷 등을 통해 해당 지역에 연예인들이 많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 안으로 들어간 A씨는 나나 모녀와 마주쳤다. 검찰은 A씨가 흉기를 이용해 나나 모녀를 위협하며 금품을 요구했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나나와 어머니는 A씨를 제압했고, A씨의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나나 모녀는 당시 범행으로 전치 21일에서 33일 상당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역시 제압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으며, 이후 이를 근거로 나나를 고소했다.
■ "절도는 맞지만 강도는 아니다"
사건 직후 체포된 A씨는 수사 단계부터 재판 과정까지 강도 혐의를 부인했다. 남의 집에 침입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강도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A씨는 "빈집인 줄 알고 들어갔다"며 절도 목적의 침입은 인정했다. 그러나 흉기를 소지한 채 침입한 사실이나 피해자들을 위협하며 금품을 요구했다는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절도 목적의 침입은 인정하지만 강도 범행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 주장이 중요했던 이유는 절도와 강도가 법적으로 전혀 다른 범죄이기 때문이다.
절도는 타인의 재물을 몰래 훔치는 범죄지만, 강도는 폭행이나 협박을 통해 재물을 빼앗거나 빼앗으려 하는 범죄다. 특히 상해까지 발생하면 처벌 수위는 더 무거워진다.
결국 A씨 입장에서는 자신이 강도범이 아니라 절도범이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재판의 핵심 방어 전략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검찰은 A씨가 흉기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위협했고, 범행 과정 전체를 고려할 때 강도상해 혐의가 성립한다고 봤다. 이후 1심 재판부 역시 이러한 판단을 받아들여 강도상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 괴한이 오히려 피해자를 고소한 이유
사건이 더욱 주목받게 된 것은 수감 이후였다.
A씨는 구치소 수감 중 자신이 사건 당시 크게 다쳤다며 나나를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혐의로 고소했다. 제압 과정에서 상해를 입었고, 자신이 오히려 과도한 공격을 당했다는 취지였다. 침입범이 오히려 피해자를 고소한 셈이다.
그러나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기 구리경찰서는 지난 1월 나나의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혐의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새벽 시간 자택에 침입한 남성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취지다.
이후 나나 측은 A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고, 경찰은 지난 4월 A씨의 무고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법무법인 YK 김지훈 형사전문 변호사는 "우리 판례는 정당방위를 비교적 엄격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 침입자가 다친 경우 피해자가 형사책임 문제에 휘말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피해자의 행위가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상당한 범위 내 방어행위로 인정된다면 침입자가 다쳤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형사처벌이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나에 대해 불송치 결정이 내려진 것도 당시의 긴박한 상황과 방어행위의 상당성이 고려된 결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직접 법정에 선 나나…검찰은 징역 10년 구형
법정 공방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됐다.
지난 1월 열린 공판에는 나나가 직접 법정에 출석해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당시 나나는 피고인을 향해 "내 눈 똑바로 쳐다봐", "재밌니?"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A씨는 법정에서도 강도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침입은 인정하면서도 흉기 소지와 강도 목적을 부인했고, 자신이 제압 과정에서 다친 점을 강조하며 나나 측 대응을 문제 삼는 취지의 주장도 이어갔다.
이에 재판부는 "당신 집에 누가 들어와 그런 행동을 하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며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19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양형 사유로 들었다.
이후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부는 지난 9일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야간에 흉기를 들고 가정집에 침입한 점, 피해자들이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호소하며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 A씨 측의 "강도가 아니라 절도"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강도상해 혐의를 인정했다.
선고 직후 나나는 자신의 SNS에 "범죄자에 의한 여러 번의 재판. 한결같은 거짓 진술. 반성은 없다. 용서는 없다"는 글을 올리며 심경을 드러냈다.
■ 항소심의 핵심은 결국 '절도냐 강도냐'
A씨의 항소로 사건은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항소심에서는 새로운 사건이 추가로 다뤄진다기보다, 1심 재판부가 인정한 사실관계가 타당했는지를 다시 검토하는 절차가 될 전망이다.
쟁점은 비교적 분명하다.
1심 법원은 A씨가 야간에 타인의 주거에 침입한 뒤 흉기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위협했다고 판단해 강도상해 혐의를 인정했다. 반면 A씨는 범행 당시 행동이 강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적으로는 처음 침입 목적이 절도였더라도 이후 재물을 빼앗기 위해 폭행이나 협박을 행사했다면 강도죄가 성립할 수 있다. 실제 검찰과 1심 재판부 역시 A씨의 범행이 단순 절도를 넘어 강도상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침입 당시 상황과 피해자 진술, 현장 정황,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 등을 다시 살펴보며 강도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재판이 단순히 형량을 줄일 수 있느냐의 문제를 넘어, A씨의 행위를 법적으로 어디까지 평가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훈 변호사는 "형법상 절도죄와 강도죄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폭행 또는 협박의 유무, 그리고 그 행위가 재물 탈취의 수단으로 사용됐는지 여부"라며 "현장에서 어떠한 위협이나 폭력 없이 재물만 훔쳤다면 절도죄가 적용될 수 있지만, 피해자에게 물리력을 행사하거나 위협을 가했다면 강도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항소심에서도 강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만큼, 재물을 절취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나나 모녀를 상대로 폭행이나 협박을 행사했는지가 가장 중요한 판단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따라 형량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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