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전체

이재명 정부엔 "불변의 적국", 미국엔 "비핵화 끝"…北 연쇄 담화

  • 등록: 2026.06.14 오전 10:56

한-미가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회의에서 ‘북한 비핵화’ 목표를 확인한 데 대해 북한이 14일 "공허한 망상", "비핵화는 이미 종결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를 공개하고 “미일한의 핵 대결 소동과 국제 무대에서 주권 국가에 위헌 행위를 강요하려는 서방 나라들의 불순한 기도를 엄정히 규탄·배격”한다며 "후과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고 위협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1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게재하고 최근 한미 핵 협의그룹 등을 비난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1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게재하고 최근 한미 핵 협의그룹 등을 비난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교전 상대방의 핵무장 해제를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비핵화는 최종적으로 되돌릴 수 없이 종결된 사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 비난과 핵위협 공조는 되돌릴 수 없는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에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다"며 "그 누구도 시대적 흐름 속에 영구적으로 실종된 비핵화를 건져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최신 무기를 제공하고 핵 사용을 가정한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핵 능력 강화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북한은 "국가의 가용한 모든 범주의 능력과 수단을 활용한 군사기술적 대안들이 전방위적 범위에서 강구되고 있다"고 핵·미사일 전력 고도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담화는 전날 발표된 외무성 제10국 대변인 담화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외무성 제10국은 13일 이재명 대통령의 한-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해 "한국 집권자가 거추장스럽게 쓰고 있던 '평화'의 가면을 벗어던졌다"면서 "한국은 역시 적대와 대결을 체질화한 불변의 적국"이라고 비난했다.
제10국은 공동성명에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와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비판 내용이 포함된 것을 두고 "명백한 주권침해이자 적대행위"라고 반발했다.

이 대통령을 향해 "조한(남북) 사이에는 평화공존은 있을 수 없으며 영원히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일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스스로 입증했다"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연쇄 담화를 통해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동시에 부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외무성 제10국 담화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도 메시지의 대상을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했다"며 "한미일 확장억제를 핵전쟁 모의판으로 규정해 핵개발을 정당화하고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강요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임 교수는 특히 북한이 언급한 "가용한 모든 범주의 능력과 수단", "군사기술적 대안"이라는 표현에 대해 "조만간 추가 핵·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9차 당대회 이후 북한이 이란전 종결과 북중 연대를 배경으로 전략적 지위를 확보했다고 판단하면서 몰아치기식 대외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며 "비핵화 불가와 적대적 두 국가 정책을 통한 주권국가 정립이 김정은 정권의 핵심 목표임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북한이 '불변', '불가역', '영구' 등의 표현을 반복하는 것은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는 동시에 향후 북미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군축 협상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