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이 개발한 최신 AI 모델에 대해 미 정부가 수출 통제 조치를 내려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AI 허가제' 시대가 도래하는 거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미국이 왜 이런 조치를 내린건지 그리고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황병준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황 기자, 우선, AI모델을 '수출 통제' 한다는 게 선뜻 이해가 잘 안됩니다. 무슨 의미입니까?
[기자]
미 상무부가 내린 조치의 이름이 수출통제 (Export Control)인 건 맞습니다. 2018년 만들어진 수출통제개혁법이 근거인데요. 여기서 수출이란 꼭 자국에서 해외로 물건을 내다파는 행위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외국인에게 기술이나 소스 코드를 사용하게 하고 보여주는 것까지 포함합니다. 그래서, 이번 통제 조치는 미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심지어는 앤트로픽에서 일하는 외국 국적의 직원에게까지 적용됩니다. 사실상 미국인을 제외한 모든 외국인이 사용 제한 대상입니다.
[앵커]
미국 정부가 왜 이런 조치를 내린 거죠?
[기자]
앤트로픽이 최근 선보인 미토스5와 페이블5의 뛰어난 성능 때문인데요. 미 정부는 이 AI 모델들이 궁금증을 풀어주는 단순한 생성형 AI를 넘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성능이 어느 정도길래 이런 그런 판단을 했을까요?
[기자]
우선 두 AI 모델,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순히 시스템의 허점을 발견하는 수준을 넘어 프로그램의 맥락을 이해하고 논리적 오류를 찾아낼 수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데요. 시스템의 가장 약한 고리가 어디인지를 찾아낼 수 있는 만큼 해킹에 악용되면 파괴력이 크고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이런 성능이 제한 없이 일부 기관에 제공되는 미토스5와 달리, 일반인용으로 나온 페이블5는 해킹에 악용되지 않게 안전장치가 심어져있는데요. 이 안전장치가 풀릴 수 있다는 게 미 정부 판단이고, 수출 통제의 이유가 된 겁니다.
[앵커]
안전장치도 믿을 수 없다는 거군요?
[기자]
네. 일반인용으로 나온 페이블5의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기술이 발견됐다는 게 미 정부 입장입니다. 이른바 '탈옥'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요. 탈옥(jailbreak)이란 촘촘한 보안 감옥을 부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고요. AI모델의 안전장치를 인위적으로 푸는 행위를 말합니다. 안전장치가 풀릴 가능성이 있다면 그만큼 해킹에 악용될 우려도 크다는 분석입니다.
이재성 / 중앙대 AI학과 교수
"비전문가, 비개발자, 소프트웨어에 대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공격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습니다. 파급 효과가 전혀 다르게 되는 거죠. 어린아이를 병사처럼 만들 수 있는 거니까."
[앵커]
이렇게 되면 미 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런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미 정부의 수출통제는 허가제에 준하는 강력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미국이 AI 모델의 사용 자체를 직접 제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고요. 전례가 없고 적용 범위가 넓은 만큼 AI산업 전반에 몰고올 후폭풍은 크다는 진단입니다. 앤트로픽뿐 아니라 오픈AI와 구글 같은 주요 개발사에도 적용될 수 있는 선례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이번 조치가 우리나라 산업계와도 관련됐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죠?
[기자]
네 워싱턴포스트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토스에 접근 권한이 있는 기관 명단에 중국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한국의 통신 회사가 있었다는 점이 이번 조치의 계기가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해당 회사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고요. 이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도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앵커]
AI가 국가 안보 자산으로 등극하는 듯한 그런 분위기인데요. 정부가 발빠르게 대응해야겠군요. 황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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