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공무원노동조합연맹은 17일 6·3 지방선거 선거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는 책임에서 비켜서고 현장 공무원들만 비난을 감수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방공무원들을 보호할 실질적인 법률 체계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연맹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공직선거 관리체계 및 지방공무원 선거 사무 제도 개선'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이 현장 공무원들에 전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동근 한국노총 공무원노조연맹 위원장은 이번 투표용지 부족사태와 관련 "투표용지 인쇄 물량을 결정한 것도, 비상 대응체계를 설계한 것도 현장 읍·면·동 공무원이 아니었다"며 "그러나 사고가 발생하자 유권자 앞에서 항의를 듣고, 설명하고, 민원과 분노를 감당하는 사람은 현장 공무원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한과 결정은 현장 밖에 있었지만, 책임과 부담은 현장 공무원에게 향했다"며 "이것이 이번 사태가 보여준 가장 심각한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공무원연맹이 제기하는 문제는 특정 기관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선거사무를 회피하겠다는 단순한 불만의 표현도 아니며, 현장 공무원을 더 이상 제도 실패의 방패막이로 세워두지 말라는 요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제도는 오래갈 수 없다.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가고, 선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국회와 정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실질적인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손민배 연맹 전국 시·군·구 정책위원장은 "투표용지 수급을 결정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은 현장에 없었지만, 그 비난과 책임의 공포는 고스란히 현장 공무원들 몫이었다"며 "새벽부터 현장을 지키던 공무원들은 영문도 모른 채 유권자의 항의와 욕설을 홀로 감당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발생 시 시스템의 결함을 개선하기보다, 현장 공무원에게 징계와 책임을 묻는 건 낡은 관행"이라며 "선거는 국가의 본질적 책무이며, 결코 공무원의 일방적인 희생 위에 세워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연맹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 원인분석 △지방공무원 선거사무 동원 실태 공개 △선거사무 구조 개선 입법 논의 △인력기준·보상체계 규정 마련 △선관위-지자체 간 역할 재정립 △참정권 보호를 위한 입법 등을 국회에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신동근 공무원연맹 위원장, 박운평 사무처장, 손민배 시군구정책위원장, 노기영 연맹 부위원장, 윤덕윤 용인특례시 위원장, 황연일 파주시 위원장, 방진권 구로구 위원장, 김영란 동두천시 위원장, 최혁진 무소속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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