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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7년 만에 민주노총 탈퇴한 외대 노조…법원도 손들어줬다

  • 등록: 2026.06.17 오후 14:32

  • 수정: 2026.06.17 오후 14:55

지난 2025년 12월, 한국외대 노조가 임시총회를 열어 조직형태 변경(민주노총 탈퇴) 안건을 투표하고 있다 /한국외대 노조 제공
지난 2025년 12월, 한국외대 노조가 임시총회를 열어 조직형태 변경(민주노총 탈퇴) 안건을 투표하고 있다 /한국외대 노조 제공

한국외국어대학교 노동조합이 27년간 유지해온 '민주노총 체제'를 벗어나 독립 기업별 노조로 전환했다.

기자가 단독 입수한 법원 결정문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지난 11일 전국대학노동조합이 한국외대 노조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한국외대 노조의 이탈을 막기 위해 민주노총 산하 전국대학노조가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오히려 자신들의 조치가 '법적 효력이 없다'라는 판정을 받은 셈이다.

■ "권한 없어 무효"…법원 판단은 '정반대'

갈등의 불씨는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외대 노조는 임시총회를 열어 조합원 80% 이상의 찬성으로 탈퇴를 의결했다.

전국대학노조의 대응은 빨랐다. 총회 사흘 전, 지부장을 전격 제명하고 직무정지를 내렸다. "권한 없는 자가 총회를 열었으니 무효"라는 논리였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정반대였다. 당사자에게 사전 통보도, 소명 기회도 주지 않은 제명과 직무정지야말로 절차상 중대한 하자라는 것이다.

■ "사전투표도, 집단탈퇴도 아니다"

전국대학노조는 추가 공세를 이어갔다. 총회 전 일부 조합원이 미리 참여한 '사전투표'가 위법하다고 문제 삼았다.

법원은 이 역시 기각했다. 사전투표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는 데다, 설령 이를 빼더라도 현장 투표만으로 이미 가결 요건이 충족됐다는 이유였다.

규약상 '집단 탈퇴 금지' 조항도 내세웠지만, 법원은 조직형태 변경은 집단 탈퇴와 다른 개념이라며 일축했다.
 

/한국외대노조 인스타그램 캡쳐
/한국외대노조 인스타그램 캡쳐

■ "27년 내도 돌아오는 게 없었다"

임창석 한국외대 노조위원장은 민주노총을 탈퇴하게 된 배경을 직설적으로 털어놨다.

임 위원장은 "매년 적지 않은 조합비를 냈지만 돌아오는 혜택이 없었다"며 "사실상 세금 같았고, 그런 불만이 수년간 쌓였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노총 지도부를 향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임 위원장은 "포스코, 김천시 등 민주노총을 탈퇴하려는 여러 사례에서 법원이 개별 지부의 결정을 잇따라 존중했는데도 민주노총은 법적 대응만 반복한다"며, "왜 지부들이 나가려 하는지, 그 원인부터 직시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민주노총의 구체적인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전호일 민주노총 대변인은 "통화가 불가능하겠네요"라는 답변만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

한국외대 노조는 올해 초 독립 기업노조 설립신고증을 받은 데 이어, 이번 가처분 기각으로 법적 지위를 사실상 굳혔다.

다만 전국대학노조가 본안소송을 제기할 경우 최종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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