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 수출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상반기에만 누적 계약 규모가 13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공개된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의 기술 수출 계약은 8건, 이 가운데 계약 규모가 공개된 7건은 13조 2천억 원 수준(86억6675만달러)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지난해 이후 또 다시 연간 기술 수출액이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술 수출 규모는 22조 9천억 원(150억3362만달러)을 돌파했다.
아리바이오는 올해 상반기 최대 규모 계약을 기록했다. 지난달 중국 푸싱제약과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개발·허가·생산·상업화를 위한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7조 1천억 원 수준(47억달러)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바이오 업계 기술 수출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SK플라즈마는 지난 3월 튀르키예 기업 프로투루크에 혈액을 원료로 하는 필수 의약품(혈장분획제제) 생산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1천 141억원(6500만유로)에 맺었다.
알테오젠은 올 상반기에만 두 건의 기술 수출을 성공시켰다. 지난 3월엔 미국 바이오젠과 최대 8천 369억 원(5억49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정맥 주사를 피하 주사(SC) 형태로 바꿔주는 ‘ALT-B4’라는 기술 플랫폼을 적용한 바이오 의약품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계약이다. 앞서 지난 1월엔 GSK의 자회사 테사로와 역시 ALT-B4 플랫폼을 적용한 의약품 개발 계약을 4000억원 수준(2억6500만달러)에 맺었다.
피알지에스앤텍도 지난 3월 미국 센티넬 테라퓨틱스에 소아조로증 치료 후보 물질을 기술 수출했다.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 경상기술료를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수출 유형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기업들이 플랫폼 기술을 이전하는 수출 계약을 주로 맺었다면, 올해는 개별 신약 후보물질 기술 수출이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플랫폼 기술은 여러 신약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인 만큼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신약 후보물질은 실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 검증의 문턱이 더 높다. 업계에서는 올해 후보물질 중심 기술수출이 늘어난 것을 두고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 역량이 플랫폼 개발 단계를 넘어 글로벌 제약사가 직접 도입을 검토하는 신약 개발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한미약품이 이달 초 미국 일라이릴리에 장이 짧아져 영양 흡수를 못하는 희귀병(단장증후군) 치료제를 1조9000억 원 수준(12억6000만달러)에 이전한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선 하반기에도 후보물질 수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령 디앤디파마텍은 지방간염(MASH) 치료제 임상 2상 결과 데이터가 유의미하게 나오면서 현재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오스코텍도 항내성항암제와 섬유화 파이프라인에 주력하면서 추가적인 기술 이전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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