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조챗] '참교육 신드롬' 강타…'교사 vs 학부모' 교실은 왜 정글이 됐나
등록: 2026.06.20 오전 01:00
수정: 2026.06.20 오전 01:03
17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의 톱 10 집계에 따르면, 드라마 '참교육'이 전 세계 비영어 쇼 부문 1위 자리를 2주 연속 수성했다.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참교육'의 시청수는 2110만건을 기록했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참교육'은 가상의 교육부 산하 기구인 교권보호국의 감독관들이 폭력과 응징을 통해 무너진 교육 현장을 바로잡는다는 내용이다.
학생·교사·학부모가 얽힌 교육 현장 문제를 초법적 방식으로 응징하는 스토리와 '사이다' 액션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드라마보다 현실은 더해요"…재조명된 교사 사망 사건
드라마 속 실제 모티브가 된 사건들도 재조명되고 있다.
'현중초' 에피소드는 2023년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2023년 7월, 서이초 1학년 담임 교사가 교내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은 학생 간 다툼, 이른바 '연필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악성 민원과 폭언에 시달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연여고' 에피소드는 2017년 전북 부안군에서 발생한 송모 교사 자살 사건이 모티브가 됐다.
2017년 부안의 한 중학교에서 여중생들이 선생님께 꾸지람을 듣고 앙심을 품은 후 "성추행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전북교육청은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직위해제 및 강압적인 조사를 밀어붙였고, 경찰 수사까지 진행됐다.
억울함을 호소하던 교사는 결국 야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드라마는 이 사건들만 재조명했지만, 현실은 더한 실정이다.
지난해 5월 제주도의 한 중학교에서 40대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의 유서에는 '학생 측 민원인으로부터 힘들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결석과 교내 흡연 문제로 지도받던 학생을 포기하지 않던 교사였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학생 가족의 민원이었다.
'왜 폭언했냐'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겠다' 등의 항의를 시작으로, 밤 시간대 통화까지.
도 넘은 민원이 몇 달에 걸쳐 이뤄졌다.
고인은 병가를 요청했지만, 학교 측은 '민원을 먼저 해결하라'고 답할 뿐이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현실에 결국 교사는 극단적 선택에 이르고 말았다.
이같은 현실은 통계로도 명확히 나타난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도 교육활동 침해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해당 연도에 총 4천234건의 지역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가 열렸다.
이 가운데 93%(3천925건)가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됐다.
단순 계산하면 하루에 11건 이상 교권침해가 발생하는 셈이다.
특히 교사들은 침해 주체 1순위로 학부모를 꼽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지난달 발표한 '2025년도 교권 보호 및 교직 상담 활동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학부모는 2022년 이래 4년째 교권침해 주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교총에 접수·처리된 교권침해 관련 피해 상담 중 학부모에 의한 피해는 199건(45.4%)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학생 61건(13.9%)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장승혁 교총 대변인은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보다 학부모에 의한 침해는 사실 입증이 어렵다보니 교총에 학부모로 상담을 요청하는 비율이 교육부의 학부모 침해 통계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교사들은 왜 전과자가 될 것을 두려워하나…대통령까지 가세
무너진 교권은 결국 교사들을 움츠러들게 했다.
지난 4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 결과, 최근 1년간 학교에서 수학여행과 수련회 등 숙박형 현장체험학습을 운영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53.4%뿐이었다.
소풍 등 비숙박형 현장체험학습만 갔다는 응답이 25.9%, 교내 체험 활동만 했다는 응답이 10.8%였다.
심지어 모든 현장체험학습을 중단했다는 응답도 7.2%에 달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이 “구더기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 된다”며 “현장 체험도 큰 학습인데 문제가 있으면 교정하고 비용 지원이나 안전요원 보강, 인력 추가 채용을 통해 학생들을 데려가야 한다”고 언급했다가 교사들의 반발에 역풍을 맞기도 했다.
교사들이 이처럼 소극적으로 변한 것은 혹시 모를 사고의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교사가 형사책임까지 질 수 있어 불안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89.6%에 달했다.
개선책으로 가장 필요한 것 역시 교사 형사책임 면책 강화(80.9%)가 가장 많이 꼽혔다.
전교조는 "교사가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는 공포는 숙박형 체험학습을 기피하거나 교육활동 자체를 축소해 결국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 기회를 박탈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업무상과실 치사·상 죄를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2년 11월 속초시의 한 테마파크에서 현장체험학습을 하던 초등학생이 버스에 치여 사망한 사건 당시, 담임교사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법원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결국 대통령도 "교사의 법률적 책임 및 면책 영역에 있어 불합리한 부분은 없는지 검토하라"고 주문하고 나섰다.
교육부도 현장체험학습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와 관련해 교사가 중과실이 아니면 면책하는 방향으로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 대한민국 교육은 실패했다는데…시청자들은 왜 열광하나
"지금 대한민국 교육은 실패했습니다"
드라마에서 교육부 장관의 대사다.
현직 장관의 단호함에 시청자들은 '사이다'라며 통쾌함을 느낀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시청자들은) 실제로 일어난 상황과 비슷한지 평가한다. 실제로 학교 내에서 교권 침해 상황들이 있었고 이런 부분들을 잘 드러낸 것 같다. 물론 폭력으로 해결하는 부분은 좀 과도하다고 느껴지긴 하지만 현재 학교의 상황 자체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보는 이들이 동일시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직 교사들 역시 학교와 교육청, 국가가 교사를 보호해주는 시스템 자체에 주목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드라마를 "무너진 교실의 민낯과 통제 불능에 이른 일부 학생들의 심각한 교권 침해 행위,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손발이 묶여버린 교사들의 절망감을 가감 없이 고발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교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드라마 속 초법적 영웅이 아니라 현실의 교사들이 법의 보호 아래 소신껏 가르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교사가 드라마 속 교육부 장관이 말한 '교권은 대다수 선량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키는 보루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라는 대사에 깊이 공감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며 "이처럼 교권 보호에 앞장서는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교권보호국, 실제로 가능할까…"국가가 교사를 보호해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은 지난 12일 "보호 절차, 갈등 조정, 책임 분담 기능을 수행하는 교육부 내 '교육활동보호국'을 신설해 국가책임형 교육활동 보호체계로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민석 경기교육감 당선인도 최근 "교권을 지키는 '참교육 시즌2'를 경기도에서 구현해봤으면 좋겠다"며 교권보호국 신설 방안을 주문했다.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안 당선인은 “교원 자격이 있는 교사들 중에서 특수부대, 해병대, 특전사, 공수여단 출신들이 의외로 생각했던 것보다 많다”고 언급했다. 특히 일부가 교권보호국이 신설될 경우 역할을 맡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20~30명 규모의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 당선인 인수위는 교권보호국 신설을 통해 교권침해 사안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이고 강력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안 당선인의 이같은 발언은 교원 단체와 학부모 단체의 반발에 부딪혔다.
한국교총은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의 '특전사·해병대 활용 방안'은 초법적이고 단편적인 이슈몰이식 대안이라며 비판했다.
학부모 단체도 "교권으로 포장한 아동 폭력 드라마를 치켜세우며 교육 현장에 도입하겠다는 인권 의식과 교육관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학교 질서를 신체적 힘과 군대식 위계, 남성적 무력으로 세우겠다는 발상"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우리 사회가 드라마에서 주목해야할 것은 폭력과 응징이 아닌 '국가가 교사를 보호하는 시스템'이다.
교총은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교육부의 교육활동보호국은 파편화된 정책 과제를 통합·조정하는 컨트롤타워가 되어 소송 국가책임제, 아동복지법 및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등 법·제도를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교육청 차원의 보호국은 악성 민원 종결권과 수사 의뢰권을 갖추고 초기 대응에 직접 개입하는 실행력 있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미봉책을 버리고 교총의 23대 교권보호 대책을 적용할 것을 촉구하며, 고령의 학교지킴이와 비상근 학폭 조사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 모든 학교에 스쿨폴리스(SPO)를 전면 배치하고 관련 역할을 통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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