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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조테크] AI 안경이 귓가에 속삭인다 "보시는 이것은요"…그런데 행인을 찍네

  • 등록: 2026.06.22 오전 06:00

  • 수정: 2026.06.22 오전 08:46

이건 그냥 안경입니다. 그런데 저한테 말을 겁니다.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냥 봤고, 말했을 뿐입니다.

■ 박스를 열었습니다

박스를 열면 사용설명서와 안경닦이가 마련돼 있고, 케이스를 펼쳐보면 안경이 나옵니다.

저도 안경을 끼기 때문에, 이게 일상적인 액세서리로 기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과거에 나왔던 AI 안경들은 투박하고 모양도 두꺼워서 사람들이 잘 쓰지 못했는데, 막상 써보니 상당히 가볍고 이질감이 크게 없습니다.

일반적인 선글라스 디자인이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쓰기에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직접 써봤습니다,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 섰습니다.

메타 AI 글래스는 기본적으로 내 눈이 보고 있는 걸 똑같이 보고 있기 때문에, 내가 뭘 보고 있는지 설명을 요청해도 기똥차게 알아듣습니다.

"헤이 메타, 지금 내 앞에 동상 속 인물이 누군지 설명해줄래?"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물리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 귓가에 흘러나옵니다. 설명을 잘 하네요."

■ "AI시대에 스마트폰은 거추장스럽다"

[이경전 / 경희대학교 대학원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
"오히려 AI시대에 스마트폰이 좀 거추장스러운게 있죠. 우리가 쉽게 말로 AI한테 명령을 내리고 싶은 것도 있고,

AI한테 내가 보고 있는 걸 보여주면서 명령을 내리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스마트 글래스로 갈거냐 이어버드 형태로 갈거냐,

얼마나 AI와 잘 상호작용하느냐, 그런 기계가 언제 나올거냐는 걸 계속 기대하고 있죠."

■ 그런데 한 가지 걸립니다

실제로 이용하다 보니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카메라가 달려 있다는 건데요.

촬영할 때 불빛이 깜빡거리긴 하지만, 아무래도 밖에 나갔을 때는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모르는 상황에서 내가 이들을 몰래 촬영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더군다나 밖에 나가서 인터뷰를 하면 카메라에 찍히는 것 자체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들이 계신데, 이렇게 촬영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가,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해외 인플루언서나 유튜버들은 레이밴 메타 AI 글래스로 찍은 영상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까지 좀 민감할 것 같습니다.

[김승주 /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스마트폰 촬영시) 찰칵 소리가 나잖아요. 그게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그래요. 이 찰칵 소리도, 얼마나 커야 되느냐, 효과가 있겠느냐 논란이 처음에 많았다가

합의점을 찾은 거거든요. 스마트 글래스도 사용이 보편화되면, 여러가지 의견들이 생기면서 모아질 거라고 봐요."

■ 일상 침투, 시험장 부정행위 '비상'

그런데,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어두운 단면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국내 토익(TOEIC) 정기시험에서는

AI 안경을 착용한 응시자들이 사상 처음으로 적발돼 성적 무효와 응시 제한 처분을 받았는데요.

안경에 달린 카메라로 시험지를 비추면 AI가 문제를 분석해 스피커나 렌즈로 힌트를 주는 방식을 쓴 겁니다.

겉보기엔 일반 뿔테안경과 다를 바 없다 보니 일선 학교의 기말고사는 물론,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국가 단위 시험을 주관하는 교육 당국도 AI 안경을

반입 금지 물품에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보안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 한국에 막 상륙했습니다

이 제품, 국내에서는 최근까지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해외 직구나 VPN 우회를 해야 했는데, 지난 5월 25일 메타가 국내 정식 출시했습니다.

한국어도 지원하면서 이제 완전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재밌는 아이템, 그런데 그 이상일까

짧은 시간 사용해본 거긴 하지만, 유용한 상품인가에 대해선 의문이 있습니다.

잘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 카메라 촬영과 AI 이용 기능에 국한돼 있기 때문인데요.

AI도 클로드나 제미나이처럼 실질적으로 업무를 도와주는 게 아니라 설명에 그치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선 '재밌는 아이템'이라는 정도로 정의할 수 있어 보입니다.

다만, 기술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스마트폰도 처음엔 그냥 전화기였습니다.

'입는 AI'의 시대, 지금은 그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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