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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설익은 전작권 전환, 두 독재자 만났을 때나 가능"

  • 등록: 2026.06.22 오후 17:22

  • 수정: 2026.06.22 오후 17:42

지난달 한미 국방장관 회담
지난달 한미 국방장관 회담

"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을 이양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우스꽝스러운 일(Rediculis)입니다. 한미 양국의 안보는 전혀 신경쓰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독재만 몰두하는 대통령(ruled by a dictator)들이 만나 결정하면 모를까, 현 상황에선 불가능해 보입니다."

최근 만난 미 전직 고위 관료 한 분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2기 정부 임기 중에 진행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해준 말입니다. 서너 달 사이에 만난 미 조야 인사들 대부분도 비슷한 인식이었습니다.

우리 정부는 가능하면 현 정부에서 이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인 반면, 미국은 '조건이 갖춰지면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한미 양국의 전작권 전환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에 따라 미래연합사령부의 임무수행능력을 3단계 검증 절차를 거치기로 합의, 현재 그 과정에 있습니다.

우선 1단계로 최초작전운용능력(IOC)을 검증하기로 했는데, 미래연합사령부가 연합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기본적 운용 능력 여부를 판단합니다. 이 과정은 이미 검증을 마쳤고 현재는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관련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실제 연합훈련 및 운용 과정에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 중입니다.

훗날 한국군이 2단계까지 통과하면 마지막으로 완전임무수행능력(FMC), 즉 전시 상황에서 전쟁 지휘부 운영 및 위기 대응과 극복 임무를 완전히 수행할 수 있는지 최종 검증하게 됩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트럼프 1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연합뉴스
로버트 오브라이언 트럼프 1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연합뉴스

◆ 철저 검증 예고하며 '늦어질 가능성' 암시하는 美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최고위 안보 참모를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현지 시각) 한미일 경제·안보 민관 네트워크 '트라이 포럼' 주최 포럼에서, "성급한 전환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한미 안보 강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한미 양국의 안보 강화에 도움되는 방식으로 전환이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섣부른 전환은 중국과 북한, 러시아와 같은 적대국들의 악용 여지를 남길 수 있다"며 "정치적으로 강요된 날짜가 아니라, 군사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라 주도 면밀한 절차대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군의 전문 영역인 전작권 문제를, 정치권의 개입으로 밖으로 끌어낼 때마다 일이 엉망이 되곤 했다"며 바이든 행정부 당시 사례도 거론했습니다.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당시 "짜여진 '일정'에 기반한 접근으로 인해 안타깝게도 좋은 모양새로 마무리 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아프가니스탄과 미군은 큰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며 "(전작권 전환) 아이디어는 훌륭하지만 (특정 정권 하에서 진행돼야만 한다는 정치 일정이 아닌) '조건'에 기반한 방식으로 사려 깊게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어투는 다소 어눌했지만, 확신에 찬 발언을 할 때에는 강하고 분명한 어조였습니다.

함께 포럼에 참석한 데이비드 와이레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EAP) 부차관보 역시 "현장의 작전 현실을 우리 군 장병들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며 "전작권은 결국 합의를 거쳐 이양될 텐데, 그 과정에서 미군의 의견에 매우 무겁게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2015년 9월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2015년 9월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 /연합뉴스


◆ "친중 정부 체제에서 전작권 전환, 美에 도움?"

미 인사들과 전작권 전환 이야기를 하다보면 말미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 '친중 정부'라는 표현입니다. 현 정부는 물론이고 "10년 전 가을"을 언급하면서, 심지어 보수 정권이 들어서도 아슬아슬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지난 2015년 9월3일 중국 전승절 행사에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들렸습니다. 당시 우리가 미국의 움직임과 반대 방향으로 한국이 갔다고 했는데, 아마도 박 전 대통령이 열병식에 참석했던 그때 미국과 일본이 캘리포니아에서 약 4000명 규모의 대규모 합동상륙훈련을 진행한 것을 에둘러 말하는 듯했죠.

그러면서 "중국과 상당히 가까운 친중 정부 체제에서 전작권을 전환한다고 하면, 미국에서 국익적 판단에 따라 거기에 동의할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 것 같느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절차'와 '조건'을 이야기하지만, 미국 역시 '정치적 고려'를 간과하지 않을 것이란 속내를 내비친 겁니다. 미국도 우리처럼 오롯이 '조건'이 아닌, 특정 정부 체제라는 '일정'과 '시간'도 염두에 두고 있는 셈인 것이죠.

한미 양국이 언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모르겠으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군사적 조건이 갖춰졌다"는 '정치적 판단'을 내릴 때 비로소 전작권이 전환될 것이란 점입니다. 최종 결론은 위정자들의 몫일 텐데요. 그 판단의 최우선 순위에 국민 안전보장(安全保障), 즉 '안보(安保)'가 있게 되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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