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조Q&A] 삼성·SK, 반도체 호황에도 고용 감소? AI 직격탄은 청년? 사무직은 멸종위기?
등록: 2026.06.23 오전 10:06
수정: 2026.06.23 오전 10:30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국내 102개 대기업 집단의 고용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고용 집단으로 매년 대규모 공채를 해온 삼성그룹도 2017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총고용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초호황에도 석유화학이나 이차전지 등 주력 업종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대규모 퇴직에도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반의 자동화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더 이상 신규 채용이 필요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Q. 삼성·SK·현대차·LG 고용 얼마나 줄었나?
102대 그룹 전체적으로 고용 인력이 0.4% 늘어나는 데 그치며(191만2302→192만472명) 사실상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
22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자산 5조원이 넘는 102개 대기업 집단의 2024년 말 대비 2025년 말 기준 고용 인력(임원·직원 포함) 변동을 조사했다.
102개 대기업 집단의 총 고용 인원(약 192만명) 중 4대 그룹의 비중은 38.2%(약 73만4000명)에 이른다.
특히 4대 그룹이 일제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고용 집단인 삼성그룹도 고용 인력이 1년 새 931명 감소(28만4761→28만3830명)하면서, 2017년 이후 7년 연속 이어온 고용 증가세가 처음으로 꺾였다.
SK는 3699명, 현대차는 2375명, LG는 5370명이 줄었다.
Q. 반도체 초호황에도 줄어든 일자리, 왜?
지난해 반도체는 호황이었지만 그 외에 이차전지, 석유화학 등 다른 사업 분야는 불황으로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AI가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주요 그룹들이 신규 고용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퇴직자의 빈자리를 모두 채우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 CXO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4대 그룹의 전체 직원은 전년 대비 1만2375명 줄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호황을 맞은 삼성그룹(-931명), SK그룹(-3699명)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직원이 663명(12만3411→12만2748명) 감소했다.
삼성은 “반도체 업황이 부진했던 시기가 겹쳤고 완제품 부문의 실적에 따른 인원 변동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의 경우 SK하이닉스는 인력이 2220명 증가했지만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다른 주요 계열사가 사업 재편 과정에서 고용이 줄어 그룹 전체로는 감소했다.
현대차그룹(-2375명)과 LG그룹(-5370명) 역시 직원이 감소했다.
현대차는 “신사업 분야 위주로 채용 확대를 추진했지만 직무 적합 인원의 지원 감소(미스매치)로 전체 고용이 축소됐다”고 했고, LG는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TV 등 부진한 사업 쪽에서 인력 감소가 많았다”고 했다.
가장 인력 감소가 큰 LG의 경우,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의 고용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영향”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4대 그룹의 고용 위축이 곧 국내 대기업 일자리 전체의 위축과 직결되는 셈이다.
CXO연구소는 “대기업의 신규 고용 창출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Q. AI가 일자리 빼앗았나?
주요 그룹들은 고용 감소를 주력 사업 부진, 채용 미스매치 등으로 설명하지만 AI 확산이 인력 감소의 핵심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과 SK, 현대차, LG그룹 모두 총수가 직접 나서 전사적으로 AI 활용을 독려하고 있고 생산성 증가 효과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고용연구팀이 지난해 10월 국민연금 가입자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챗GPT 출시 이후 감소한 청년층 일자리의 대부분은 ‘AI 고(高)노출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이 AI로 기존 조직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면서 청년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는 뜻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AI 일자리 보고서는 “AI에 많이 노출된 신입 직무에는 보통 경력자에게 기대하는 리더십·창의성 같은 고급 역량을 요구할 가능성이 7배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런 직무는 2019년 이후 35% 늘었지만, AI 노출도가 낮은 일반 신입 직무는 같은 기간 10% 줄었다.
신입을 대량으로 뽑아 가르치던 과거의 공채 모델 대신 처음부터 고급 기술을 갖춘 소수의 ‘경력직급 신입’을 골라 뽑는 방식으로 채용 구조가 바뀌었다는 의미다.
Q. 쿠팡만 채용 늘었다, 왜?
쿠팡만은 예외였다.
쿠팡과 계열사 직원은 최근 1년 새 총 8250명 늘었다.
아워홈 인수 효과가 반영된 한화(1만4324명 증가)를 제외하면 국내 대기업 집단 가운데 고용이 가장 많이 늘어난 셈이다.
쿠팡은 지난해 처음으로 총 고용 10만명을 돌파(10만8131명)하며 SK그룹(10만4602명)마저 제쳤다.
CXO연구소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가 작년에 5517명을 신규 고용해 전체 기업 기준으로도 고용 증가 1위를 차지했다.
쿠팡(+1211명),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1161명)도 고용이 늘었다고 밝혔다.
쿠팡은 본사이고, 쿠팡풀필먼트는 전국 곳곳의 물류센터, 쿠팡로지스틱스는 최종 배송을 담당하는 계열사다.
국내 그룹 고용 순위도 삼성-현대차-LG-쿠팡 순으로 재편됐다.
Q. '로켓배송'에 늘어난 일자리?
쿠팡은 ‘로켓 배송’ 전국 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해 막대한 인력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쿠팡 전체 고용 증가분(8250명)의 66% 이상인 5517명이 전국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서 나왔다.
쿠팡이 전남 장성, 경남 김해, 대구 등에 초대형 풀필먼트 및 물류센터를 잇따라 가동하면서 채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개별 기업 고용 순위도 삼성전자(12만2748명), 쿠팡풀필먼트서비스(8만3676명), 현대차(7만3397명), 기아(3만6690명), LG전자(3만4405명) 순으로, 쿠팡풀필먼트서비스가 현대차를 앞질렀다.
AI와 첨단 물류 로봇을 관리하고, 물품을 최종 분류·배송할 인력 역시 촘촘하게 배치한 결과다.
쿠팡은 “대규모 일자리로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고임금과 두터운 복지를 보장하는 제조업 기반 양질의 일자리는 축소되고 대신 고용 안정성은 낮은 플랫폼·물류 일자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양질의 대기업 일자리는 줄고 플랫폼 기업 일자리만 늘어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Q. 전세계 AI발 구조조정, 사람 자리는 '칼질'?
글로벌 기업들도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조직과 인력 구조를 다시 짜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핵심 개발 인력 등에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는 반면 AI로 업무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분야에서는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사무직이 대표적이다.
재계에선 “투자가 늘면 일자리도 함께 늘어났던 과거의 성장 공식이 글로벌 시장 전역에서 깨지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메타(옛 페이스북)는 지난달 전체 직원의 약 10%인 8000여 명을 해고하고, 직원 7000여 명은 AI 관련 조직 등으로 재배치했다.
채용할 예정이던 일자리 6000개는 아예 없앴다.
메타는 직원들이 하던 자료 조사와 코딩, 제품 기획 등의 업무를 AI 에이전트(자동화 소프트웨어)가 대신하도록 사내 업무 체계를 바꾸고 있다.
실적 악화와 무관하게 이뤄졌다는 점은 과거 구조조정과는 다르다.
메타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33% 증가한 563억1100만달러(약 86조7000억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약 128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냈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지난 1월 사무직 1만6000명을 해고했다.
핀테크 기업 블록도 올해 2월 전체 직원의 절반에 가까운 4000여 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AI를 앞세운 인력 감축은 사무직 중심의 IT 업계를 넘어 금융과 유통, 제조업 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는 올해 5월 2030년까지 전 세계 직원 7000명 이상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도 본사 직원 약 1000명을 감원하거나 재배치하겠다고 전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올 들어 핵심 생산 기지인 디트로이트 ‘팩토리 제로’에서 근로자 1000명 이상을 줄이고, 그 자리에 협동 로봇 약 50대를 생산 라인에 투입했다.
이처럼 구조조정에도 산업 전체로 보면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다.
일자리는 줄이면서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는 늘리는 ‘고용 없는 성장’이 글로벌 기업의 새로운 공식이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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