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4일 '당 대표 흔들기는 해당 행위'라고 선언했지만, 비당권파는 물론 구주류인 친윤계 일각에서도 장 대표의 리더십이 붕괴 상태라는 데 공감하며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장 대표는 지난 26일 김용태·김재섭·우재준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지도부를 공격할 때는 맨 먼저 나와서 가장 목소리를 높인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장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조광한 최고위원은 29일 최고위에서 "(2017년 대통령 탄핵 이후) 당의 간판은 무려 28번이나 교체됐고 2년 임기를 다 채운 당대표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를 1994년 미국 중간선거 승리를 이끈 공화당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에 빗대며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그의 임기를 지켜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김재섭 의원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이고, 김용태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우리 당을 잘 이끌었던 청년 정치인"이라면서 "그런 기여는 보이지 않고, 지도부를 비판한다고 그냥 이 사람들이 해당행위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이미 균형 잡힌 시야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도부가 원팀을 말하면서도 기억나는 건 징계와 당직자들을 통한 당내 조롱뿐"이라며 "당내 구성원들이 다 적으로 보이면 리더를 그만해야 될 때다. 우리 당이 정말 원팀으로 가기 위해서라도 장 대표님, 내려오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조 최고위원은 "아전인수적인 생각과 표현은 정치인 스스로 품격을 떨어뜨리고 정치에 대한 신뢰를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장 대표의 측근인 김민수 최고위원도 "공개석상에서 할 얘기 안 할 얘기 구분하라고 몇 번을 이야기했느냐"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당권파 신동욱 최고위원 역시 "최고위 회의가 상시로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하자 "가끔은 침묵이 오히려 정치적으로 더 큰 무기가 될 수 있음에도 이 자리가 특정인을 공격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며 쓴소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의총에서 어떤 결정을 하든, 최고위에서 누가 어떤 발언을 하든, 나는 사퇴하지 않는다. 최고위원 중 사퇴할 사람은 이 자리에서 사퇴하시라"고 말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밝혔다.
이처럼 최고위를 열 때마다 장 대표 거취를 두고 충돌이 벌어지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점차 '암묵적 무대응' 기류도 퍼지고 있다.
개혁성향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는 전날 "더는 국민의힘을 장 대표 개인의 '사당'으로 착각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장 대표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지는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장 대표 사퇴 필요성에 대해 구주류 친윤, 영남 중진 의원들까지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있는 만큼 실제 윤리위 징계 조치가 현실화했을 경우 대응에 나서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에 점차 힘이 실리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런 가운데 당내에선 지방선거 국면에서 중단됐던 윤리위가 내달 초 재가동돼 올해 초 배현진 의원, 김종혁 전 최고위원 등 친한계 인사들이 법원에 당의 징계 효력을 무효로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 반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당 조직부총장인 강명구 의원이 당직자와 텔레그램으로 징계 대상자 관련 논의를 하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해당 대화에 실명이 거론된 친한계 진종오 의원은 "국민들이 판단하셨을 것"이라며 "권력의 야욕에 의해 당의 분열을 일으키는 사람들이야말로 보수 재건에 방해가 되는 사람들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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