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전체

[티조챗] "60대 뇌세포" "이대남은 축구 얘기나"…촌철살인이냐 갈라치기냐 '유시민 화법'

  • 등록: 2026.06.30 오후 15:08

  • 수정: 2026.06.30 오후 15:10

유시민 작가(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유시민 작가(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최근 유시민 작가(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이 여권 내부를 들쑤시고 있다. 유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지지층 전략을 '증축'과 '재건축'에 빗대 언급한 발언이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

유 작가는 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빅 스피커'다. 그의 발언과 여권의 당권 다툼이 연결되면서 노선과 세력 대결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 국면까지 맞물리면서 당내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 유시민 "국정지지율 하락…자가면역 질환 걸린 것"

유 작가는 지난 26일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논란이 된 비유를 했다.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의 중도·보수 외연 확장 노선을 '재건축'에, 전통 지지층이 기대했던 변화를 '증축'에 빗댔다.

그는 "이 대통령을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다. 3층 집인데 중도·보수 쪽으로 한 층 더 올리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 대통령은 철거 용역 등을 동원해 다 허물고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지층의 충분한 공감대 없이 외연 확장을 위해 국정운영 노선을 전환했고, 그에 따른 역풍으로 최근의 국정지지율 하락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유 작가는 "재건축하려면 기존의 입주자들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 증축까지는 이미 우리가 다 받아들인 것이기 때문에 따로 동의받는 절차가 필요 없는데, 재건축하려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을 향해 "모두의 대통령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문제는 대통령의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이라고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정상 세포'와 '그렇지 않은 세포'로 나누기도 했다. 친문 세력을 비롯한 민주당의 기존 핵심 지지층을 정상 세포로 보는 뉘앙스다. 그러면서 지금은 '그렇지 않은 세포'가 핵심 지지층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라는 취지의 해석을 내놓았다.

유 작가는 "정치 비평 영역에 투입한 철거 전문 비평가가 입만 열면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 공격을 한다. 그들만의 힘으로 철거하기엔 버거우니까 용역을 썼다. 용역 평론가라고 한다. 평론가에게 물어야 할 지적 책임을 적용하기 어려운 촉법 평론가도 있다"며 "코어 지지층이라는 민주개혁 진영의 정상 세포를 이들이 공격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유시민 진보 유튜브서 'ABC론' 제기…"지지층 갈라치기"

유 작가는 지난 3월 진보 성향 유튜브 채널에서 민주당 지지층을 A·B·C 세 부류로 구분하는 이른바 'ABC론'을 제기해 지지층 분열을 촉발했다.

당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란으로 당내 분위기가 나빠지던 상황에서 가치 중심의 A, 이익 중심의 B, 두 집단의 교집합인 C를 구분해 설명했다.

B그룹은 자기생존, 정치적 이익, 실용주의를 쫓는 그룹으로 당시 실제 현역 정치인 이름을 언급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치인들과 비평가들의 성향과 행보를 분석하는 틀로 '벤 다이아그램'을 활용한 것인데, 직후부터 '지지층 갈라치기'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에 위험한 갈라치기이자 특정 계파에 대한 낙인찍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 작가는 논란이 커지자 갈라치기가 아니라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도 있도록 만든 분석 도구일뿐이라고 해명했다.

■ 여권 내부 비판 확산…"파묘하면 안 돼, 자중해야"

그런데 유 작가의 '전통 지지층'과 '정상 세포' 언급이 당 주도권 다툼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주류인 전통 지지층과 정상 세포에 대한 주도권 경쟁이다.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은 곧바로 유 작가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송 의원은 유 작가의 재건축론과 관련해 "본인의 마음이 떠나가고 있어서 그렇게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핵심 지지층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민주당과 민주 세력은 대한민국 정치의 큰 판을 바꾸는 노력을 쭉 해 왔다"며 "민주 세력의 중심을 지키면서 외연 확장하는 노력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모든 대통령이 해온 일이고 앞으로 지속돼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반발과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이언주 의원은 유 작가를 겨냥해 "우리가 처해 있는 정세 파악이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과거 잘 나갔던 시대에나 어울릴 법한 진영 논리와 편가르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도 "모든 걸 파묘해서 헤치듯 그렇게 하면 안 된다"라며 "좀 자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진욱 의원은 SNS에 두 차례 글을 올려 "이 대통령의 지지층이 증축을 원하는지 재건축을 원하는지 유 작가가 어떻게 그렇게 척 아는가"라며 "제멋대로 재건축이라고 몰아가는 것도 문제"라고 반박했다.

또 "프레임 안에 사람들을 몰아넣고 민심을 왜곡하고 갈라치기하는 게 유 작가가 조자룡 헌창 쓰듯 휘두르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 친문에서도 비판 나와

고민정 의원은 SNS에서 "'문조털래유'는 쓰면 안 되고 '매국노' '수박' 이런 건 해도 되는 거냐"고 따졌다.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 의원은 28일 SNS에서 "혐오의 둑이 무너지는 걸 유 작가는 막지 않았고 우리 모두는 방어에 실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과거 양문석 전 민주당 의원이 '매국노' 등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을 써 논란이 됐고, '수박'은 '친명' 지지자들이 '겉은 파랗지만 속은 빨갛다'며 '비명계'를 공격할 때 쓰는 멸칭이다.

고 의원은 "대부분의 민주당원들은 문 전 대통령도, 이 대통령도 사랑하고 좋아한다"며 "대부분은 혐오의 말로 둘 중의 하나를 강요하는 지금의 상황을 불편해하고 있다고 감히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진보 진영과 이재명 정부가 잘 되라는 뜻에서 사심 없이 한 말이기에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역시 유시민답게 비유를 너무 찰지게 잘했다"며 "비유가 찰지고 어떻게 보면 좀 거칠어 (어떤 이는) 긁혔을 것인데, 그 말을 잘 소화해 지금 당이 처해 있는 위기를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청래 전 대표는 "지금은 서로 말을 아껴야 할 것 같다"며 "이럴 때일수록 통합과 연대, 민주적 국민 정당으로 진화해 온 민주당의 역사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청와대는 일단 거리를 두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증축, 재건축 외에 재개발도 있다. (어느 것을 할지) 결정하는 것은 정치권이 아닌 국민"이라고 말했다.

홍 수석은 "지지율은 양측에서 다 빠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 현상을 코어 지지층만의 문제나 중도층만의 문제로 보면 안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 유시민의 논란이 됐던 과거 말말말

유 작가는 과거에도 설화(舌禍)가 잦았다.

2023년 9월에는 보수 성향이 짙어진 20대를 비판하며 "20대 남성들, 축구 얘기나 해라"고 발언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청년 세대의 고통을 외면하고 성차별적 편견을 드러냈다는 이유로 청년층 전체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또 2022년 2월에는 한 방송에 출연해 "20대 남성 윤석열 지지자는 지능 문제"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2020년 9월에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직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인 사과 통지문을 보내오자 내놓은 평론이 "김정은 위원장은 계몽군주 같다"는 것이었다. 이에 여야를 불문하고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피상적이고 부적절한 언사"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2004년 11월에는 한 대학교 강연에서 "60대가 되면 뇌세포가 변해 멍청해진다"고 발언해 노인 폄하 논란을 불렀다. 가장 오랜 기간 유 작가의 발목을 잡은 설화이기도 하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