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조챗] 도수치료 '1년 15회' 제한하자…병원들 "안해" 환자들 '발동동' 왜?
등록: 2026.07.02 오전 10:37
수정: 2026.07.02 오전 11:37
"부르는 게 값"이라며 비급여 항목으로 병원마다 가격이 제각각이었던 도수치료가 7월부터 관리급여로 전환된다.
또 건강보험 적용도 연 15회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기존 1회 11만 원 꼴이던 도수치료를 4만 원에 받게 된다.
의료계도, 환자들도 반발하고 있다. 왜일까?
■ 관리급여란?
'관리급여'는 과잉 진료 우려가 큰 비급여 항목을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관리하기 위해 도입되는 제도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관리급여 제도의 법적 근거를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공포·시행했다.
시행령 제18조의4(선별급여 실시 대상)에 ‘사회적 편익 제고를 목적으로 적정한 의료 이용을 위한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추가됐다.
이에 따라 일부 비급여 항목이 선별급여의 한 유형인 관리급여로 편입됐다.
관리급여로 지정된 항목에는 가격이 설정되고, 환자 본인부담률은 95%가 적용된다.
정부가 진료 기준도 마련해 의료 이용을 제한함으로써 무분별한 진료를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번 도수치료의) 관리급여 도입은 무분별한 과잉 진료를 방지하고 환자 의료비 부담을 줄여 비급여 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필수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 도수치료비, 왜 바뀌나? 어떻게 바뀌나?
도수치료는 진료비 규모와 병의원별 가격 편차가 크고, 민간 실손의료보험으로 과잉 진료한다는 부작용이 오랫동안 지적됐다. 또 선택적·보조적 성격이 큰 치료로 오남용 우려도 있어 적정기준 마련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복지부는 향후 도수치료 가격이 안정화되고 과잉 진료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리급여 편입에 따라 도수치료의 건보 적용 인정 횟수는 주 2회, 연간 총 15회로 제한된다.
수술이나 골절 등으로 관절 구축 또는 강직의 뚜렷한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 판단에 따라 예외적으로 연간 최대 24회까지 인정된다.
다만, 올해는 7월부터 시행하는 만큼 연말까지 6개월간 1년 치 기준을 적용한다.
의사의 판단으로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달리 피로회복, 체형교정 등 환자 개인적 필요에 의한 도수치료는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며 횟수 제한 없이 본인이 100% 진료비를 부담해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도수치료 효과 평가 등 기록도 의무화된다.
특히 도수치료가 여러 물리치료 가운데 하나일 뿐 유일한 치료법이 아니므로 단순 재활치료나 기본물리치료를 2주가량 우선 시행하되 효과가 없을 경우 도수치료를 시행하도록 한다.
■ "국민 치료 선택권, 의사 진료권 침해"…의료계는 왜 반발?
의료계는 관리급여 제도가 국민 치료 선택권과 의사의 전문적 진료권을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국민의 치료권,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관리급여 반대 궐기대회’를 열고, 관리급여 도입 중단과 규제 정책 철회, 실손보험 구조의 근본 개혁 등을 요구했다.
의협은 “단순한 급여체계 개편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치료 선택권과 의료인의 전문적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같은 통증이라도 환자의 상태는 다르고 같은 치료라도 필요한 시간과 횟수는 다르다"며 "의사의 전문성이 지켜져야 국민 치료권도 지켜진다"면서 도수치료의 관리급여 전환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는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지만, 방법이 잘못됐다"며 "실질적인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의료계는 낮은 수가는 결국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한다.
실제로 서울의 한 대학병원 재활의학과는 최근 관리급여가 시행되는 7월부터 도수치료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해당 병원은 도수치료는 없애고 근골격 기능회복을 위해 재활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환자에게는 대체 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다.
병원 관계자는 "중증·희귀질환 중심으로 진료를 재편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에 따라 도수치료 비중을 이전부터 줄여왔다"며 "관리급여 전환이 맞물리며 도수치료를 이전과 같이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환자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사전 공지했다"고 밝혔다.
의료계에 따르면, 도수치료 비중이 높은 개원가는 도수치료 축소·중단 추세가 더욱 강할 것으로 보인다.
■ "치료 받고 싶어도 못 받아"…환자들도 반발, 왜?
환자들은 병원들이 도수치료를 중단해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올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 영유아 머리가 한쪽으로 기우는 질환인 사경 관련 커뮤니티에는 다니던 병원에서 도수치료를 7월부터 받지 못한다고 통보받았다는 보호자의 글이 여럿 올라왔다.
한 보호자는 "관리급여로 도수치료를 받으려면 사전 치료를 거쳐야 하는데 어린 아기에게는 불가능해 더 이상 처방을 못 해준다고 통보받았다"며 "예전처럼 비급여도 어렵다고 한다. 도수치료 자체를 막아버렸다. 어떻게 치료를 받으라는 말인가"라고 토로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엔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 정책 재검토·제도 개선 요청'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도수치료 관리급여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 건강권과 보건의료인의 직업수행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한다"며 "일부 보험사기, 불법 사무장 병원, 악성 의료 쇼핑 문제를 핀셋 규제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으로, 대다수 무고한 국민의 치료 권리를 원천 봉쇄하는 위헌적 과잉 규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3년 주기로 도수치료 운영 성과를 평가해 급여유형 등 세부 기준을 보완하되,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하반기에 건보 적용 회수 제한 등을 일부 조정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조미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전략부장은 "(현장) 의견을 검토해서 더 필요한 분에게는 합리적인 대안이 있다면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라며 "환자 진료권에 대한 의견이 많이 있어서 의학회와 논의해 하반기 정도에 (제도 보완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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