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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무섭노'로 일베 논란…말 한마디로 사상 검증?

  • 등록: 2026.07.06 오후 21:11

  • 수정: 2026.07.06 오후 21:58

[앵커]
이런 와중에 경남 출신 걸그룹 멤버가 쓴 사투리 한 마디가 정치권 공방을 더했습니다. '일베식 표현'을 썼다는 건데요. 정말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인지 박한솔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박 기자, 도대체 무슨 말을 했길래 이렇게 논란이 불거진 겁니까?

[기자]
네, 걸그룹 리센느의 멤버죠. 거제도 출신인 '원이'가 "무섭노"라고 말해 논란이 시작됐는데요. 영상 먼저 보시겠습니다. 촬영 PD가 먼저 "무섭노"라고 말했고, 원이도 뒤이어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혼잣말을 합니다. 이를 두고 조국 전 대표가 "일베는 표준말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의미로 '노'를 붙였다는 것입니다.

[앵커]
결국 '무섭노'라고 말을 한 행간을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우선 '무섭노'가 경남 사람들이 주로 쓰는 사투리가 맞습니까?

[기자]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종결어미 '-노'는 경상방언의 의문문에서 의문사가 있는 경우에 쓰입니다. 예를 들면, '뭐 하노' '어디 가노'처럼 의문사가 포함된 문장에서 보통 씁니다. 논란이 된 ‘무섭노’는 의문사를 포함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소개시켜줘’가 아닌 ‘소개해줘’가 올바른 표현인 것처럼 문법과 실제 생활 언어에는 차이도 흔합니다.

이근열 / 부산대 국어교육과 강의 교수
"젊은 사람들이 그게 자기 뭐 감탄형처럼 서술형처럼 쓰이는데 이 용법의 원래 의미는 부산을 포함한 경상도 방언의 실제 어법은 아니다. 그 사람 발화의 의도나 그 사람 생각을 물어보지 않는 한 알 수가 없다"

[앵커]
사투리 표현 가지고 문법적으로 맞네, 안 맞네 이렇게 따지는 게 좀 어색하긴 합니다. 그런데 '무섭다', '무섭네'라고 안하고 '무섭노'라고 했다는 것만으로 그런 의도를 단정할 수 있습니까? 연예인을 상대로 사상검증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기자]
사실 말 뿐 아닙니다. 옷이나 머리 색깔, 손짓발짓을 가지고도 '특정 정파를 지지한다', '혐오를 조장한다'며 비난을 받는 사례가 등장한 지는 오래입니다. 가수 송가인 씨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파란색 옷을 입었다가 민주당 지지자라는 오해를 받았고, 모델 홍진경 씨는 붉은색 옷을 입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기업 광고에 등장한 집게 손 모양이 남성 조롱 표현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와 비슷한 손 모양이 등장한 홍보물이나 광고들까지 내리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김형준 / 배재대 석좌교수
"특정 언어를 '좋다, 나쁘다'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반민주적인 거고, 반통합적인 거고 오히려 더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정치가 언어를 악용하고 낙인 찍으려고 하는 것은 조심해야죠"

[앵커]
당사자 입장에선 자신의 말이나 행동이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입증해야 낙인에서 벗어나는 것이네요. 웃고 넘길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실제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언어 표현이나 옷차림 만으로도 정치적 공격은 물론 테러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1950년대 미국에서 매카시즘이 광풍을 일으켰을 때는 평소에 '평등', '노동권' 같은 표현을 많이 썼다는 이유만으로 공산주의자로 몰리기도 했고, 1920~30년대 중국 내전 때는 짧은 머리를 한 여성들을 지식계층일 것으로 보고 무차별 학살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앵커]
이런 일이 2026년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인데요. 오히려 정치권이 너무 또 개입해서 과열시키는 게 아닌가 이런 걱정도 생기네요. 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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