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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조챗] '중국행' 태풍 바비 한반도 영향은?…올여름도 폭우와 폭염 '변칙 날씨'

  • 등록: 2026.07.08 오전 07:43

  • 수정: 2026.07.08 오후 15:10

일본 히마와리 위성이 포착한 제9호 태풍 바비.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산하 대기연구협력연구소(CIRA)
일본 히마와리 위성이 포착한 제9호 태풍 바비.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산하 대기연구협력연구소(CIRA)


제9호 태풍 '바비'(BAVI)가 이번 주말 대만을 거쳐 중국 본토에 상륙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대로라면 우리나라를 직접 관통하진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바비를 단순한 '중국행 태풍'으로 넘기긴 어렵다. 한때 강도 5까지 발달한 강력한 태풍인 데다, 강한 태풍이 지나간 뒤 동아시아 기압계가 다시 짜이면 한반도 주변 날씨 흐름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0개였다. 올해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 바비의 경로와 세력, 올여름 태풍 전망을 짚어봤다.

■ 경로 비껴가도 안심 못한다, 왜?
 

제9호 태풍 바비의 예상 경로. / 기상청
제9호 태풍 바비의 예상 경로. / 기상청

제9호 태풍 '바비'는 지난 2일 괌 먼바다에서 발생했다. '바비'는 베트남이 제출한 이름으로, 산맥을 뜻한다. 발생 초기에는 괌 인근 해상에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태풍이었지만, 이후 빠르게 세력을 키우며 강한 태풍으로 발달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바비는 11일쯤 대만 북쪽 해상을 지난 뒤 12일쯤 중국 동부 쪽으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예보대로라면 우리나라를 직접 때리는 태풍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태풍 '바비' 피해 상황 /인스타그램 캡처
태풍 '바비' 피해 상황 /인스타그램 캡처


문제는 세력이다. 바비는 한때 중심기압 905hPa, 최대풍속 초속 58m의 강도 5 태풍까지 발달했다. 시속으로 환산하면 200km가 넘는 강풍이다. 위성 영상에서도 태풍의 눈과 나선형 비구름대가 뚜렷하게 보일 정도로 구조가 잘 발달한 상태다.

바비를 끝까지 봐야 하는 이유는 직접 상륙 가능성 때문만은 아니다. 태풍이 한반도를 직접 향하지 않는다고 해서 영향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강한 태풍은 자기 몸집만큼이나 주변 공기의 흐름도 크게 흔든다.

특히 장마철에는 작은 변화가 큰 비로 이어진다. 정체전선이 조금만 남북으로 움직여도 어느 지역에는 물폭탄이 쏟아지고, 어느 지역은 비 한 방울 없이 찜통더위에 갇힐 수 있다. 바비의 진로와 약화 과정이 계속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상청도 바비의 직접 영향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태풍이 약화한 뒤 동아시아 기압계가 재배치되는 과정은 변수로 보고 있다. 당장의 비는 정체전선이 만들지만, 그 전선을 흔드는 배경에는 태풍이 놓일 수 있다는 뜻이다.

바비 위력을 가늠할 수 있는 '강풍 체감 영상'. /기상청
바비 위력을 가늠할 수 있는 '강풍 체감 영상'. /기상청


■ 장맛비 직접 원인은 정체전선…바비도 간접 변수

당장 쏟아질 비의 직접 원인은 태풍이 아니라 정체전선이다. 남쪽에 머물던 정체전선이 북상하면서 내일(9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문제는 비가 내리는 방식이다. 이번 장맛비는 넓은 지역에 차분히 이어지는 비라기보다, 정체전선이 오르내리며 좁은 구역에 짧고 강하게 퍼붓는 형태다.

내일까지 수도권과 강원지역에는 50~100mm, 곳에 따라 최대 150mm 넘는 비가 쏟아지겠고, 충청권과 전북에는 80~150mm, 곳에 따라 많게는 200mm가 넘는 폭우가 내리겠다.

바비가 이번 비를 직접 몰고 온 것은 아니다. 다만 태풍 주변의 고온다습한 공기 흐름이 더해지면 정체전선의 위치와 비구름 발달 구역이 더 예민하게 흔들릴 수 있다.

이 때문에 같은 장마전선 안에서도 날씨는 극단적으로 갈릴 수 있다. 비구름이 걸린 곳에는 순식간에 강한 비가 집중되고, 비가 비껴간 곳에는 무더위가 이어지는 식이다.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체감온도는 30도를 웃돌고, 남부지방과 제주를 중심으로는 열대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쪽은 물폭탄, 한쪽은 찜통더위로 갈리는 변칙적인 날씨다.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 태풍 수는 평년 수준…하지만 출발은 빨랐다

올여름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태풍 수는 평년과 비슷할 전망이다. 여름철 우리나라 영향 태풍은 평년 2.5개 수준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올해 태풍이 유난히 많이 온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출발은 빨랐다. 올해는 1월 15일 제1호 태풍 '노카엔'이 발생했다. 1월 태풍은 2019년 '파북' 이후 7년 만이다. 이후 5월까지 태풍이 잇따르며 북서태평양에서는 예년보다 이른 시기부터 태풍 활동이 나타났다.

기상청도 올여름 태풍 수 자체는 평년과 비슷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다만 태풍이 주로 일본 남동해상이나 대만 부근 해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시적으로 확장하거나 수축하는 등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관건은 개수가 아니라 길목이다. 태풍이 많이 만들어져도 한반도 쪽으로 오지 않으면 영향은 제한적이다. 반대로 수가 많지 않아도 강한 태풍 하나가 길목을 잘못 타면 피해는 커질 수 있다.

바비도 그런 사례다. 현재 예상 경로는 중국 쪽에 가깝지만,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이동하면서 주변 수증기 흐름과 기압 배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태풍이 오느냐, 안 오느냐'만큼이나 '태풍이 어디서 약해지고, 그 뒤 기압계가 어떻게 바뀌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 평년보다 뜨거운 바다…태풍 위력 키우나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올해 태풍 전망에서 예년과 다른 대목은 해수면 온도다. 기상청은 6월부터 8월까지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남해와 동해를 중심으로 해양 열용량이 높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태풍은 따뜻한 바다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바다가 충분히 따뜻하면 태풍이 발달하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지고, 북상 과정에서도 세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다.

중요한 것은 표면 수온만이 아니다. 해양 열용량은 바다가 품고 있는 열의 양이다. 바다 안쪽까지 열을 많이 머금고 있으면 태풍이 지나가도 차가운 물이 쉽게 올라오지 않는다. 그만큼 태풍이 약해지는 속도도 늦어질 수 있다.

온난화도 이 지점에서 연결된다. 온난화가 태풍 개수를 곧바로 늘린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따뜻해진 바다와 늘어난 대기 중 수증기는 태풍이 더 많은 비를 쏟아내고 강한 세력을 유지하는 배경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기상청은 올여름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고,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 위치에 따라 강수 지역의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도 함께 제기했다.

다만 바다가 뜨겁다고 해서 한반도 상륙 태풍이 곧바로 많아지는 것은 아니다. 태풍 진로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위치, 편서풍, 주변 저기압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높은 수온은 태풍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조건이지, 길을 정하는 단독 요인은 아니다.

■ 지난해 '영향 태풍 0개'…올해도 무풍지대일까
 

일본 히마와리 위성이 포착한 태풍 '바비'의 눈.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산하 대기연구협력연구소(CIRA)
일본 히마와리 위성이 포착한 태풍 '바비'의 눈.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산하 대기연구협력연구소(CIRA)


지난해 우리나라는 이례적으로 태풍의 직접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북서태평양에서 태풍은 계속 만들어졌지만 대부분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 쪽으로 빠졌다. 기상청 통계상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0개였다. 2009년 이후 16년 만의 '태풍 무풍지대'였다.

올해도 태풍 수만 보면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기상청은 올여름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태풍 수를 평년과 비슷할 가능성이 가장 높게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와 똑같이 지나간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는 1월부터 태풍 활동이 시작됐고, 우리나라 주변 바다는 평년보다 뜨거울 가능성이 있다. 태풍이 만들어지는 흐름은 빨랐고, 태풍이 힘을 얻을 바다 조건도 예년보다 눈에 띈다.

남은 변수는 방향이다.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고기압이 어디까지 확장하고 언제 수축하느냐에 따라 중국행, 일본행, 한반도 영향권이 갈릴 수 있다. 바비가 중국 쪽으로 향하는 것도 결국 이 길목의 문제다.

기상청은 고기압 가장자리가 한반도 남쪽에 놓일 경우 태풍이 동중국해를 따라 북상하거나, 고기압이 수축할 경우 일본 규슈 부근으로 이동하며 한반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평년 수준의 태풍이라도 길이 열리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올해 태풍 전망은 '지난해처럼 비껴가느냐'에 달려 있다. 태풍 수는 평년 수준이어도, 뜨거운 바다 위에서 세력을 유지한 태풍이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한반도 주변으로 올라오면 영향은 커질 수 있다.

지난해가 '태풍 무풍지대'였다면, 올해는 그 무풍지대가 이어질지, 한두 개의 강한 태풍으로 깨질지가 관건이다. 바비는 한반도를 비껴갈 가능성이 크지만, 올여름 태풍 변수는 이제부터가 본격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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