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월드컵 개입 논란이 온라인 조롱거리로 번지고 있다.
미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출전정지 징계가 유예되는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미국이 벨기에에 1-4로 완패하자 조롱성 밈과 AI 영상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끈 건 트럼프 대통령이 손으로 축구를 하는 AI 영상이다. 엑스(X)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축구장에서 마치 농구를 하듯 손으로 공을 드리블한 뒤, 수비수들을 제치고 골을 넣는 영상이 올라왔다.
빨간 넥타이에 감색 양복 차림의 트럼프 대통령은 금발 머리를 휘날리며 경기장을 질주한다. 축구 규칙을 무시한 채 손으로 공을 몰고 가다가 마지막 슈팅만 발로 마무리하는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발로건의 징계 재검토를 요청했다는 논란을 비튼 것이다. 영상을 올린 누리꾼은 "현재 미국 축구를 구할 사람은 오직 한 사람뿐"이라는 문구를 달았고, 해당 영상은 게시 하루 만에 조회 수 1000만 회를 넘겼다.
레드카드를 둘러싼 풍자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로건에게 퇴장을 명령한 심판에게서 레드카드를 빼앗아 찢어버리는 AI 영상이 등장했고, 반대로 발로건이 심판에게 '트럼프 얼굴'이 그려진 카드를 내미는 장면도 확산했다.
미국의 1-4 참패 뒤에는 '점수도 뒤집어달라'는 조롱이 따라붙었다. 소셜미디어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기를 든 채 "잔니? 나 트럼프야. 미국이 4대 1로 이겼다고 점수 좀 바꿔줄래?"라고 말하는 AI 생성 이미지가 퍼졌다. 징계는 뒤집었지만 경기 결과는 뒤집지 못했다는 비아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비튼 밈도 등장했다.
엑스의 '트럼프에 반대하는 공화당원들' 계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 결과에 대한 보복으로 "벨기에산 수출품에 60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풍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춤 영상과 함께 "1만 2000%로 하자"는 글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벨기에가 코너킥을 얻으면 관세 25%,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프리킥을 얻으면 관세 35%를 더 부과한다는 가짜 행정명령 형식의 밈을 공유했다.
트럼프식 '보복 관세' 이미지를 축구 경기 상황에 갖다 붙인 것이다.
이 밖에도 미국 지도에서 멕시코만을 '벨기에만'으로 바꿔 표기한 이미지, 벨기에의 명물 동상이 벨기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합성 이미지가 확산했다.
친트럼프 시위대가 2021년 1·6 미 의회 의사당 폭동을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FIFA 건물을 습격하는 AI 이미지까지 등장했다.
벨기에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미국을 4-1로 꺾고 8강에 올랐다.
앞서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에서 상대 선수의 발목을 밟아 퇴장당했다.
이 때문에 벨기에전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FIFA가 출전정지 처분 집행을 1년간 유예하면서 16강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징계 재검토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정치 개입' 논란이 커졌다.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결정은 FIFA의 독립적인 사법기구가 절차에 따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출전정지 징계가 유예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발로건은 벨기에전에 출전했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미국은 안방 월드컵 16강에서 탈락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