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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이영학부터 장윤기까지…폐지 기로 놓인 '친족 특례'

  • 등록: 2026.07.11 오후 19:28

  • 수정: 2026.07.11 오후 19:35

[앵커]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수사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핵심은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의 아버지가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팀과 유착했다는 의혹인데요, 하지만 현행법상 범행을 숨기거나 증거인멸을 하더라도 가족은 처벌대상이 아닙니다. 왜 그런건지, 또 뭐가 문제인지, 구자형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구 기자, 먼저 가족이 증거인멸을 했을 경우 왜 처벌을 할 수 없는건가요? 

[기자]
'친족 특례' 조항 때문입니다. 우리 형법엔 범인을 숨기거나 도피시킬 경우, 사건의 증거를 인멸·은닉할 경우 처벌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이를 어기면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혹은 7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는데요. 하지만 친족이나 동거 가족이라면 처벌하지 않는다는 예외 규정이 있습니다. 이게 바로 '친족간의 특례' 조항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내 가족의 범죄는 다 숨겨줄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지난 1953년, 형법이 제정될 때부터 있었던 조항입니다. 유교적 가족 공동체의 특성 상 가족의 범행을 혈연의 손으로 입증하게까지는 할 수 없다는 취지였는데요. 가족을 돕고 싶은 '감정의 영역'까지 법으로 처벌할 수는 없고, 가족 간 고발을 강요하다 보면 가족 해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장윤기 사건을 보면, 아버지의 증거인멸이 도를 넘은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나 장윤기 아버지의 경우 현직 경찰 간부라는 점 때문에 수사팀과의 유착 의혹까지 불거졌는데요, 성범죄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인 케이블타이를 차에서 빼내 자신의 거주지에 보관했는가 하면, 휴대전화 녹음파일까지 모두 지웠습니다. 사건의 핵심 증거들이 하나둘 사라진 상황에서 모방 우려까지 나오고 있죠. 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법 원칙을 위반한 것이 많았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개정은 분명히 있어야 된다. 수사 공무원 또는 공무직을 담당하는 사람에게는 친족 특례의 예외가 인정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경우가 장윤기 사건 뿐만이 아니였다고요?

[기자]
지난 2017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일명 '어금니아빠' 이영학 사건입니다. 이영학은 피해자인 딸 친구의 시신을 유기한 당일, 범행 도구를 강원도에 사는 어머니에게 맡겼는데요. 어머니는 이영학의 부탁을 받고 범행 도구를 모두 태워버렸습니다. 당시 경찰에선 "무슨 물건인지 모르고 태웠다"고 진술했는데, 증거인멸 논란에도 이영학의 어머니는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 근거가 바로 '친족 특례' 조항이었습니다. 지난 2013년, 보험금을 노리고 부모를 살해한 전주 일가족 살인 사건에서도 현직 경찰관이던 범인의 외삼촌이 증거 인멸 혐의를 받았지만, 친족 특례로 결국 무혐의로 결론 났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친족 특례가 폐지 기로에 놓였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2일 국회에서 친족 특례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증거 인멸과 범인 도피에 대한 친족 특례 조항을 아예 삭제하겠다는 겁니다. 현재 국회 법사위에 회부돼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정성호 법무부장관도 지난 1일 자신의 SNS에서 친족 특례를 개선할 부분이 없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이에 맞는 제도 개선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구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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