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니] '빵값부터 기름값까지' 서민 울리는 담합…대기업들의 민낯은?
등록: 2026.07.12 오후 19:22
수정: 2026.07.12 오후 19:36
[앵커]
국내 전분당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7년 넘게 가격 담합을 해오다 공정위로부터 7,400억 원대 과징금 처분을 받았습니다. 검찰은 정유사들의 26조원대 유가 담합 혐의도 적발해 기소했는데요, '빵값부터 기름값까지' 서민 경제에 직격탄을 날린 담합 사건의 실체 사회부 법조팀 류태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류 기자, 전분당 담합 규모가 역대 최고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먼저, 어떤 기업들이 적발됐습니까?
[기자]
네, 대상과 삼양사, 사조CPK, CJ제일제당 4개 기업은 국내 전분당 시장 86%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과점 사업자들입니다. 검찰과 공정위는 이 4개 기업이 코로나19 확산기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불안정해진 시기를 틈타 집중적으로 가격을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수법도 치밀했습니다. 실무진이 은밀하게 모여 화이트보드에 적는 방식으로 담합이 이뤄졌는데, 일반전분과 물엿, 포도당 등 상품별 인상 시기와 액수 등을 공유했습니다. 당시 전분당 가격은 2018년 대비 4년 만에 73% 넘게 치솟았습니다.
[앵커]
과자나 빵의 원재료인 전분당, 생활 물가에 미치는 영향 클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전분과 전분당은 과자, 빵, 음료 등 각종 먹거리의 원재료입니다. 식품 뿐 아니라 제조업 분야의 원재료로도 쓰여, 물가 연쇄 효과가 적지 않습니다.
양준석 /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
"생활 물가 지수라고 한다면은 주로 먹거리하고, 휘발유나 경유가 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 분야들에 대해서 어떤 가격 상승이 있다면은 그게 서민들이 더 크게 느끼게 되는 거죠"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가공용 수입 옥수수에 관세 0% 특혜도 지원해 왔지만, 기업이 공급가 자체를 담합하면서 정부의 관세 지원 효과는 무색해졌고, 현장 고통만 가중됐습니다.
빵집 점주
"담합하는 건 진짜 잘못된 것 같아요. 손님들이 딱 오면 '왜 이렇게 비싸?' (하시는데)…. 진짜 서민이 미치는 거죠 서민이 제일 고통 받는 거죠."
[앵커]
네, 이번엔 정유 4사의 유가 담합 수사 결과도 살펴보죠. 규모가 무려 26조원입니다. 헉 소리가 나는데, 내부 모의 정황도 드러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검찰은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 등 법인 네 곳과 정유사 관계자들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들은 올해 3월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고조되자, 가격결정부서장들이 모여 공급가를 대폭 올리기로 합의했습니다. 정유사 직원들이 모인 SNS 대화방에선 "오늘 100원 더 올린다" "우리 올해 2조 벌 듯", "전쟁으로 먹고사는 회사", "트럼프 만세" 등의 메시지가 포착됐습니다. 2개 사가 가격을 선제적으로 올리면 나머지 정유사들이 이를 추종하는 방식으로 단기간에 국내 유가 폭등을 촉발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나희석 /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 (지난 6일)
"이미 업계에 만성화되어 있던 담합 관행이 경제의 위기 상황을 틈타 더욱 노골적 형태로 발현된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앵커]
오르는 물가의 배경에 대형 담합이 있었다는게 씁쓸합니다. 그런데 담합이 반복되는 이유는 뭔가요. 대책은 있나요?
[기자]
걸렸을 때 치르게 될 과징금보다, 담합으로 챙기는 부당 이득이 훨씬 더 크기 때문입니다. 전문가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이황 /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그동안 담합에 대한 조사·적발·처벌 그런 강도가 기업들의 예상보다 낮았다고 평가된다면 기업들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 적발의 위험을 감수하고 담합에 나설 수 있는 그런 인센티브가 있게 되고…."
결국 담합을 주도한 경영진에 무거운 형사 책임을 묻고, 피해 소비자들이 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제'가 안착해야 실효성 있는 억지력이 생길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잊을만 하면 전해드리는 뉴스라 답답한 마음인데요. 서민 등골을 휘게하는 담합 문제, 반드시 근절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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