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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조챗] "좌파는 선풍기, 우파는 에어컨?"…이념 갈등까지 번진 유럽 '살인폭염'

  • 등록: 2026.07.19 오전 00:01

프랑스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프랑스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올여름 유럽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이 수 만 명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유럽에선 45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더위 속에 최소 1만 명에 이르는 초과 사망자와 수 백명의 익사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 에펠탑 등 유명 관광 명소도 폭염에 운영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문을 닫았다.

에어컨 사용을 놓고 정치권의 이념 대립까지 벌어지면서, 폭염이 단순히 기후재난을 넘어 사회 전반을 뒤흔드는 변수로 떠올랐다.

■"45도까지 치솟았다"…'불가마' 된 유럽, 얼마나 덥길래

유럽이 기록적인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로마와 피렌체, 볼로냐 등 주요 도시 7곳에 최고 단계인 적색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지중해의 사르데냐섬은 최고기온이 45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도 평년보다 5~12도가량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북아프리카의 뜨거운 공기가 유럽 상공에 장기간 머무는 '오메가 열돔' 현상이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고기압이 저기압 사이에 갇히면서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태인 것이다.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는데다, 도시 열섬 현상까지 겹치면서 체감온도는 더 높은 상황에 이르렀다.

■무더위 수영하려다 최소 200명 익사?…유럽 1만명 초과 사망

폭염은 유럽에서 여름철 계절 현상이 아니라 재난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폭염이 유럽 대륙을 덮친 지난 6월 22∼28일 27개국에서 총 1만명 이상의 초과 사망자가 나왔다.

이는 다른 해 6월 말보다 사망자가 1만여명 많다는 의미다.

이들 중 9000명 이상은 65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사망자 수가 급증한 원인으로 기록적 폭염을 지목한다.

더위를 피하려 강과 호수, 바다로 뛰어드는 사람이 늘면서 익사 사고도 급증했다.

독일에서는 한 달 동안 99명이 익사했다.

독일 당국은 희생자 대부분은 젊은 남성이었다고 밝혔다.

기록적인 폭염이 독일을 강타했던 2003년 이후 23년 만에 최악의 익사자 수치다.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로 지난 6월 19일 이후 익사로만 적어도 13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에펠탑도 문 닫았다"…관광에 스포츠까지 멈췄다
 

스페인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스페인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프랑스 파리 에펠탑은 폭염에 주말 오후 4시 문을 닫았다.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 역시 관람 시간을 줄여 조기 폐관했다.

7월 14일 혁명기념일을 맞아 13일 저녁 샹드마르스에서 열리는 콘서트 입장 시간도 오후 4시에서 오후 8시로 연기됐다.

콘서트 시작 시간도 오후 9시45분으로 45분 늦췄다.

스포츠 현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전쟁을 제외하고는 취소된 적이 없던 '투르 드 프랑스' 사이클 대회는 극심한 더위 탓에 대회 사상 처음으로 일부 구간을 단축했다.

곳곳에서는 대형 산불도 잇따랐다.

프랑스 퐁텐블로 숲에서는 약 1000헥타르가 불에 탔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을 덮친 대형 산불로 인한 사망자도 늘어나고 있다.

후안 마누엘 모레노 안달루시아 자치정부 수반은 역대 최악으로 꼽히는 이번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가 현재까지 사망 12명, 부상 8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도로와 철도 운행도 차질을 빚었고 주민 수천 명이 긴급 대피했다.

폭염 하나가 관광과 교통, 문화행사, 스포츠, 산불 대응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면서 유럽 사회 전체가 기후재난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 "에어컨 틀면 극우, 선풍기 틀면 좌파?"…폭염이 부른 때아닌 이념전쟁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폭염은 그동안 유럽에서 ‘기후위기 주범’으로 여겨져 사용을 꺼려온 에어컨 수요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보수와 극우 진영은 에어컨 보급 확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진보 진영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냉방 확대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년 4월 대선을 앞둔 프랑스에선 극우 국민연합은 에어컨 보급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반면 좌파는 녹지 확대와 건물 단열 개선이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은 에어컨 보급 전국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RN 소속 의원인 장필리프 탕기는 “2003년 폭염 이후 대규모 에어컨 설치 계획이 추진됐어야 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프랑스에서 (에어컨 사용은) 좌파가 오랫동안 강요해 온 이념적 금기 사항이었다”고 주장했다.

극좌 정당인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전국적인 에어컨 설치 보급은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잘못된 해결책”이라며 대안으로 녹지 확대, 건물 단열 개선을 제안했다.

독일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한창이다.

SNS에서는 '에어컨을 쓰면 극우'라는 조롱성 게시물까지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기후변화가 심해질수록 이같은 갈등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유럽 폭염, 미국 총기보다 더 살인적"…미국 보수진영도 참전
 

에린웩슬러 틱톡 캡처
에린웩슬러 틱톡 캡처

오랫동안 유럽에서 ‘환경 파괴범’ 취급을 받아온 미국 보수 진영도 유럽 정치권에서 에어컨 논쟁에 가세하고 있다.

미국의 보수 성향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에린 웩슬러는 “유럽의 폭염은 미국의 총기 폭력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인다. 그런데 당신들은 그렇게 덥지도 않잖아?”라고 비꼬는 숏폼 영상으로 최근 관심을 끌었다.

이처럼 보수 성향 인사들은 "미국처럼 에어컨을 적극 사용했어야 했다"며 유럽의 친환경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유명 경제학자 노아 스미스는 "에어컨부터 달아 노인의 생명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 캡처
워싱턴포스트 캡처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도 유럽의 낮은 에어컨 보급률과 각종 규제를 문제 삼으며 문화적 보수주의가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결국 폭염이 유럽 각국의 에어컨 설치 논쟁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 방식과 정부 규제, 친환경 정책을 둘러싼 국제적 정치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 미국도 43도 '최고기온'…서부만 5800만 명 '폭염 영향권'

미국도 기록적인 폭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미국 서부를 중심으로 약 5천800만 명이 폭염 경보 영향권에 들었다.

몬태나주 빌링스는 43도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기온을 새로 썼다.

CBS 뉴스의 기상학자 니키 놀란은 "이번 주 기온이 이맘때 평년 기온보다 섭씨 11∼17도(화씨 20∼30도)가량 높을 것"이라며 기록적인 고온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곳곳에서는 냉방시설 이용이 급증하고 있으며 전력 수요 증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인간 활동으로 인한 기후변화 영향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외신에 전했다.

결국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와 대기 흐름의 교란 때문에 기상 현상의 강도와 빈도가 전세계적으로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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