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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신생아 중환자실 존폐 위기'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 등록: 2026.07.20 오후 15:21

  • 수정: 2026.07.20 오후 15:26

■ 만삭 출생인데도 생후 12시간만에 신생아 중환자실행?

지난 2월 태어난 도겸이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2주 정도 치료를 받았습니다.

수유 과정에서 호흡이 불안정한 것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태어난 지 채 12시간이 지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태어난 지 하루이틀 지난 것도 아니고 진짜 딱 12시간 만에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산부인과에서 듣고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도겸이는 미숙아도, 고위험군 아기도 아니었던 탓에 더 놀랐던 것 같다고 아버지 김동환 씨는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사진: 왼쪽 -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 당시 김도겸 군 모습, 오른쪽 - 퇴원 후 건강한 모습의 김도겸 군 모습 /제공: 김동환 씨
사진: 왼쪽 -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 당시 김도겸 군 모습, 오른쪽 - 퇴원 후 건강한 모습의 김도겸 군 모습 /제공: 김동환 씨

"이제 막 태어난 갓난아기를 어떻게 데리고 원주나 춘천까지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라고 말한 그는 강릉의 신생아 중환자실에 병상이 없을 경우도 걱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때는 강릉에서 1시간 반~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도 ‘원주에라도 자리(병상)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을 했는데, 안그러면 서울이나 경기권까지 가야되니까. 그때 당시 생각을 하기도 싫을 정도로 무섭네요."

도겸이 가족은 속초에 살고 있지만, 만에 하나 급박한 상황이 펼쳐질 경우를 고려해 도겸이 어머니와 아버지는 분만병원을 강릉으로 정했습니다.

다행히 신생아 중환자실이 있는 강릉에서 태어난 덕에 도겸이는 응급실을 거쳐 입원할 수 있었습니다.

엄마 뱃속에서 태아는 태반을 통해 산소를 제공받기 때문에 호흡하지 않다가 태어나면서 첫 울음을 울며 호흡하게 됩니다.

대한신생아학회 등에 따르면 주로 폐가 덜 발달한 이른둥이들에게서 호흡을 잘 하지 못하는 증후군(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이 발견되지만, 만삭아나 과숙아에게서도 호흡을 잘 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건강하게 태어난 아기라고 하더라도 호흡 훈련이 돼 있지 않기 때문에 누구라도 도겸이가 겪은 당황스러운 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김 씨는 "수도권에서 일하다 최근에 영동으로 이사왔다"면서 "막상 우리 애가 아파보니까 신생아쪽 의료공백은 더 심각하다고 느끼게 됐다. 이번에 이슈가 된 김에 지방의 의료 서비스가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 "은퇴한 老 교수도 당직 근무서러 병원행"…지역 신생아 중환자실의 현주소

강원도에는 모두 3곳의 신생아 중환자실 보유 병원이 있습니다.

영서 지역에는 원주(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와 춘천(강원대학교병원)에, 태백산맥 너머 영동 지역에는 강릉(강릉아산병원)에 각각 한 곳 씩입니다.

병원 한 곳뿐인 울산이나 세종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또 도로가 잘 닦여 있어 이동이 용이해졌다고는 하지만 대관령을 지나 원거리의 병원까지 가기엔 부담이 큽니다.

영동지역 유일의 신생아 중환자실 보유 병원인 강릉 아산병원에는 24시간 아기들을 지키는 전문의가 모두 4명 있습니다.

진현승 교수는 "각자 진료도 가야하고 주말 당직 같은 경우도 50시간 이상 연속 근무가 필요하기도 해 만만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전공의와 전문 간호사들의 도움 덕분에, 또 다른 병원 보다는 전문의 수가 비교적 많아 그나마 낫지만 홀로 당직근무를 설 때면 부담감을 오롯이 떠안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소 5명의 신생아 전문의가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 병원의 전문의 4명 중 한 명은 이미 3년 전 은퇴한 진 교수의 은사로, 당직 근무만 자처해서 돕고 있다고 합니다.

이 병원 신생아 전문의 추가 모집 공고에는 현재 지원자가 없습니다.

아직 진 교수를 포함해 다른 전문의들의 은퇴까지는 수년이 남았지만, 그 이후에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강릉아산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이 사라지면, 영서지역에서는 최소 120㎞ 떨어진 병원까지 가야 합니다.

진 교수는 "현재와 같이 적자가 나는 구조로는 신생아 중환자실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미래사회 구성원이 될 신생아 건강을 위해서라면 사회, 특히 지자체가 함께 신생아 중환자실이 유지될 수 있도록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대책 발표가 아니라 각 지역의 신생아 집중치료실을 직접 방문해 현장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고, 어떤 해결책이 필요한지 파악해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전국이 위험하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생아 중환자실을 보유한 병원은 상급종합병원 47개소, 종합병원 47개소, 병원 8개소 등 전국에 모두 102개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광역자치단체별로는 서울 27개소, 경기 21개소, 인천 5개소로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전북의 경우 3곳의 병원이 신생아 중환자실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유일한 전문의가 과로 등을 사유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존폐 기로에 놓이게 됐습니다.

신생아 중환자실의 유지가 가능하겠냐는 이슈가 불거진 가운데 지난 4일, 신생아 중환자실의 처치가 필요했던 아기 한 명이 결국 숨지고 말았습니다.

자세한 사망 경위는 경찰이 수사중입니다만, 신생아 중환자 의료체계의 미비가 원인이 된 것으로 지목됩니다.

에코붐 세대의 가임기 진입과 더불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명으로 전년(2024년 0.75명)에 이어 상승 흐름을 이어갔습니다(국가데이터처 자료).

일각에서는 "출산율 상승과 더불어 고위험 임산부도 계속 증가할텐데 감당할 병원이 없으니 이번과 같은 아이 사망 사태가 반복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이주영 의원실을 통해 전국의 55개 모자의료센터 사업수행인력을 확인해보니, 전공의가 없는 병원이 34곳, 1명 보유 병원이 13곳, 2명 보유 병원이 6곳, 3명 보유 병원은 2곳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병원의 전문의 인력 보유 현황을 살펴보니, 전문의가 5명이 채 되지 않는 병원이 26곳이나 됐습니다.

지난해 신생아 중환자실(102개소) 입원연인원수가 48만 8374명에 달하는데, 신생아 중환자실은 존폐 위기에 놓이기도 전문의 부족 사태를 겪고 있기도 한 것입니다.


■ 복지부는 '지역·필수·공공의료실' 신설…'신생아 살리는' 신생아 중환자실도 살릴까?

복지부는 최근 지역·필수·공공의료실을 신설했습니다.

의료체계 개선을 통해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 필수의료 국가 책임 확대, 공공의료 강화 등 정책을 수행하며 현 정부 핵심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해서입니다.

1실 1관 5과 2팀으로 편성되며 29명이 증원됩니다.

이곳에서는 '신생아 살리는' 신생아 중환자실을 살릴 수 있을까요?

의료계에서는 병원마다,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니 각 지역별 의료 현황을 파악하고, 재정과 인력 등 지원이 필요한 영역을 확인해 맞춤 지원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급박한 치료가 필요한 아기들이 소중한 생명을 지켜 미래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신생아 중환자실에 대한 관심도, 맞춤 정책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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