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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조人터뷰]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李대통령은 회피형…노무현 정치도 화가 나"

  • 등록: 2026.08.05 오전 09:21

  • 수정: 2026.08.05 오전 10:07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 주최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지옥문이 열렸다' 토론회에서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김진주(가명)씨가 증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 주최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지옥문이 열렸다' 토론회에서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김진주(가명)씨가 증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 씨는 최근 여러 차례 국회 기자회견과 간담회에 섰다.

김 씨는 "다른 피해자들까지 공개 석상에 나서는 환경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누군가는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서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최근 민주당 김용민 의원에게 "지옥에 가라"며 댓글을 남겼고,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거부권 행사를 공개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제대로 알고 이야기하라"는 악성 댓글들과 정치권 공방이었다.

TV조선 인터뷰 내내 김 씨는 자신의 억울함보다는 "다른 피해자들이 또다시 같은 일을 겪게 될까 걱정된다"는 말을 반복했다.


 

2022년 5월 22일 발생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부산진구 서면에서 귀가하던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을 샀다.

당시 피해자는 두개골 골절과 뇌진탕 등 중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은 건졌지만, 경찰 단계에서는 성폭행 관련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

이후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CCTV 재분석과 추가 증거 확보가 이뤄졌고 성범죄 목적이 인정되면서 강간살인미수 혐의가 추가됐다.

김 씨는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제 사건의 실체도 끝내 밝혀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검찰의 보완수사 기능 축소가 논란이 되자, 김 씨는 다시한번 국회 기자회견과 간담회에 참석했다.

■ "김용민의 '노무현 정치' 화났다…'지옥에나 가라' 댓글"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최근 가장 큰 논란이 됐던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스타그램 게시글 댓글에 대해서 김씨는 입을 열었다.

김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는 “묘역을 찾아 통과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영전에 올렸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님 ‘야~ 기분좋다~!!!’라고 하고 계시지요?”라고 적었다.

사진에는 김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의 묘역에 큰절을 올리는 모습, 묘역 옆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담긴 서류봉투가 놓인 모습, ‘내주신 숙제 다 끝냈습니다, 대통령님’이라고 적힌 조화 등이 담겼다.

또 김 의원은 노 전 대통령 동상 옆에 나란히 앉아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이 게시물 댓글창에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김 씨는 "지옥에나 가라"며 자신이 남긴 댓글에 대해 욱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김 씨는 "김 의원에게 무척 화가 났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동안 범죄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무력감이 계속 있었다고도 했다.

특히 "7월 31일 이후 여러 상황을 보면서 더 그랬다"고 했다.

김 씨는 "8월 1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이야기를 하면서 '노무현 정치를 이뤄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걸 봤는데, 정치적 해석보다 피해자와 유가족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했다"고 했다.

다만 "그래도 저는 피해자들을 대변하려는 사람"이라며 "최대한 절제해서 표현하려고 계속 고민했다"고 말했다.

■ "쏟아진 정치권 악플 공격…'제대로 알고 말하라' 비판"

공개 발언 이후 김 씨에게 쏟아진 것은 악플 공격이었다.

김 씨는 "댓글 정도일 줄 알았는데 메일까지 오는 걸 보고 적잖이 놀랐다"며 "메일도 오고 DM도 오고 댓글도 많이 달렸다"고 했다.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제대로 알고 이야기하라"는 비난이었다.

김 씨는 "'네가 뭘 아느냐', '제대로 알고 이야기해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면서 "그 말이 누구보다 억울했다"고 했다.

김 씨는 "자꾸 피해자를 바보, 멍청하다는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것 같았다"며 피해자들은 무슨 생각도 못 하는 사람처럼 보는 것 같았다 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앞에 나선다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며, 피해자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상처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우리가 상식적인 이해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게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더 많은 피해자들이 침묵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최근 불거진 '댓글 삭제' 논란도 직접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논란이 커지자 김 씨가 스스로 댓글을 삭제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인스타그램이 삭제한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제가 삭제한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논란 이후 하루 종일 해명해야 했던 상황도 털어놨다.

김 씨는 "정말 너무 바빴다"며 "마치 제가 죄를 지은 사람처럼 계속 해명을 하고 있었다"고도 했다.

발언의 무게도 다시 느끼게 됐다고 했다.

김 씨는 "홧김에 했던 말이 이렇게 정치적으로 커질 줄은 정말 몰랐다"며 "앞으로는 정말 신중하게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 "李대통령은 회피형 대통령…마지막 희망 걸었던 호소"
 

엑스
엑스

김 씨가 최근 엑스(옛 트위터)를 새로 만든 이유에 대해 "마지막으로 한 번만이라도 이재명 대통령에게 목소리가 닿았으면 했다"고 했다.

평소 자신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은 잘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았다면서 "엑스에는 계속 의견을 올리시더라고요" 라고 했다.

지난 3일 김 씨는 자신의 엑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피해자의 편에 서 달라"며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를 요청했다.

게시글에서 김 씨는 “대통령님 보완수사권 폐지, 검찰청 폐지 때문에 X를 깔게 됐다. 여기는 보실 것 같아서다”라며 제발 피해자의 편이 되어주시면 안 되는가. 거부권 행사해달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엑스에서 자신을 언급한 개인 글에 직접 답글을 남기는 등 이 플랫폼을 주요 소통 창구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김 씨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무회의를 실시간으로 봤다며"너무 화가 났다. 그렇게 애매하게 이야기할 거면 차라리 말을 하지 말지,자기 의견은 이야기하지 않은 채 묻어가려는 모습처럼 느껴졌다" 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회피형 대통령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너무 화가 났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4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주장에 대해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경찰의 수사권 독점에 따른 우려와 부작용을 지적하며 "법령 정비 또는 제도 정비 등의 후속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부족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신속하고 과감하게, 그리고 철저히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부권 행사라는 게 의견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서 상대의 권한 행사 자체가 삼권분립에 위배된다, 헌정 질서에 위반된다고 해야 상대의 권한·권능을 부정할 수 있다는 게 헌법학계의 의견이기 때문에 지금 상태로는 입법권을 부정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가 참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상 야권과 여권 일각의 거부권 행사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 "국회서도 무력감…정치인들이 말하는 국민은 누구인가"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최근 김 씨는 국회를 수차례 오가며 기자회견과 간담회에 참석해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무리 이야기해도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같다며 국회서 돌아오는 길마다 무력감이 더 커졌다고 했다.

사법 절차를 겪으며 느꼈던 무력감이 정치권에서도 반복됐다면서도 활동을 멈출 생각은 없다고 했다.

김씨는 "다른 피해자들은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위치"라면서 "그분들까지 앞에 나서는 환경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년 동안 보완수사권 이야기를 했는데 결국 피해자들이 기자회견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그 점이 가장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을 향한 아쉬움도 숨기지 않았다.

"'국민을 위해'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을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며 "정치인들이 말하는 국민은 누구지"라고 묻게 된다고 했다.

■ "한동훈과 공감대 형성…누가 옳고 그르다는 문제 아냐"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 주최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지옥문이 열렸다' 토론회에서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김진주(가명)씨가 증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무소속 한동훈 의원 주최로 열린 '보완수사권 폐지 지옥문이 열렸다' 토론회에서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김진주(가명)씨가 증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국회에서 지난 4일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간담회를 가진 김 씨는 일맥상통하고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저희는 누가 좋고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 씨는 "수사도 사람이 하고 재판도 결국 사람이 한다"며 "누가 잘했고 못했고의 문제가 아니라 실수를 바로잡을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한 의원은 오후 국회에서 김씨와 함께 간담회에 참석해 "범죄 피해자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지옥문이 열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윤기 같은 살인자 편, 돌려차기 범인 같은 범죄자의 편을 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전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시스템 하나하나를 부쉈고, 오늘 보완 수사 금지로 마지막 복수의 칼을 꽂았다"고 했다.

이어 "검찰에 대한 '복수심 마케팅'은 민주당 정치인들이 20년 간 울궈먹고 지탱해 온 가장 큰 무기"라며 "이 대통령이 억울하게 검찰에 희생됐나. 깡패 출신 사업가가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비용을 대신 북한에 준 건 사실 아닌가. 대법원 판결이 확정됐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씨는 "지금 이 사태는 국가폭력 사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중에 핑퐁 수사를 받아야 하는지 불안해하는 분들도 있고, 자기 재판이 검찰이 끝나기 전에 끝날지 불안감을 호소하는 분도 있다"며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설립되면 보완될 거라고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도 피해자들에 대한 장치는 아무것도 없다"고 호소했다.

■ "검찰 보완수사권 박탈…더 이상 희망 없다"

김 씨는 현재 심경을 묻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더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정치권을 향해선 "남들은 다 안 될 거라고 했다"면서도 "저는 '그래도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니까 조금이라도 생각은 해보겠지'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러나 "괜한 걸 믿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느낀 가장 큰 감정으로 '허탈감'이라며 "가볍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그냥 모든 걸 내려놓은 심정"이라고 했다.

인터뷰 내내 김 씨는 정치적 입장보다 피해자의 관점에서 제도를 바라봐 달라고 호소했다.

자신의 얘기보다 아직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피해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기억해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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