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경리 직원이 친인척 등과 함께 장기간 관리비 등 440억원을 빼돌렸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직원은 이미 장기수선충당금 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21일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 경리 직원 A(48)씨와 A씨의 친인척, 전 관리사무소장 등 8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측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앞서 아파트 시설 보수 등에 쓰이는 장기수선충당금 7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 3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고소당한 A씨는 관리비 수천만원을 인출해 달아났다가 경기 지역에서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이후 A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횡령 규모가 훨씬 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추가 고소했다. A씨의 친인척과 전 관리사무소장 등이 연루된 정황도 있다고 주장했다.
1500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에서 A씨는 20년 넘게 경리 업무를 사실상 혼자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A씨가 인터넷뱅킹으로 관리비를 송금하면서 수취인 이름을 거래처 등으로 표시한 뒤 실제로는 친인척이나 지인의 계좌로 돈을 보내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고소장에는 A씨가 공금을 개인 계좌 등으로 이체하면서 전표에는 전기요금과 상수도요금, 승강기 유지관리비 등을 지급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이 같은 방식의 횡령이 2008년부터 이어졌으며 누적 피해액이 약 44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의 전 남편과 친인척, 지인 등이 장기수선충당금 일부를 계좌로 넘겨받는 방식으로 범행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A씨가 관리비 출납 업무를 혼자 담당해 범행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440억원은 현재까지 경찰 수사를 통해 확정된 횡령액이 아니라 입주자대표회의 측이 고소장에서 주장한 피해 규모다. 경찰은 계좌 거래 내역 등을 토대로 실제 횡령액과 범행 기간, 관련자들의 가담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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