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적 미술축제인 광주비엔날레가 중국과 대만 사이 '양안갈등'에 휘말렸습니다. 대만 측 요구를 받아들여 '대만'이라는 나라 이름을 사용하기로 하자, 중국 측이 반발하며 전시회 불참을 선언한건데요. 이웃나라 외교 갈등의 불똥이 우리나라 문화예술 영역에까지 튄 겁니다.
박건우 기자가 '양안갈등' 딜레마에 빠진 광주비엔날레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작품이 들어설 자리에 덩그러니 빈 공간만 남았습니다.
전시장 안 벽면과 바닥 곳곳이 흉물스러울 정도입니다.
중국 작가들이 전시 준비를 중단하면서 미술관 전체가 텅 빈 공간으로 남게 됐습니다.
당초 이번 전시회에는 국립대만미술관이 참여하기로 하면서 영어 약칭(NTMoFA)을 쓰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대만 측이 '대만관'이라는 뜻의 '타이완 파빌리온'으로 영어 명칭 변경을 요구했고, 비엔날레 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중국 작가들이 반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개막식 하루를 앞두고 중국 작가와 큐레이터 19명이 전시회 철수를 발표했는데, 이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대만을 국가처럼 표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누안 웨라이 / 중국 측 큐레이터
"대만 지역의 전시 참가와 관련된 잘못된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정치적 요소가 예술 영역에 개입하는 상황이 초래되었습니다."
계획했던 행사가 축소될 경우 광주비엔날레가 사실상 '반쪽짜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작가들은 작품 300점 가운데 상당수를 채울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화전 / 전남광주 북구
"안타깝고 이렇게 다 여러 나라한테도 이렇게 선전도 하고 다 해놨는데, 근데 이걸 철수한다 하니까 너무 안타까워요."
비엔날레에서 시작한 갈등은 밖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중국의 한 지자체는 비엔날레와 관련 없는 여수세계섬박람회 홍보관 운영을 중단하고, 행사 불참을 통보했습니다.
최대 5000명의 중국 관광객이 방문할 예정이었습니다.
전남광주시와 광주비엔날레는 "대만관 명칭이 대만을 국가로 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뒤늦게 진화에 나섰습니다.
광주시 관계자
"한 번 우리가 공식적으로 사과 보도를 냈잖아요. 중국 측에서 이렇게 요구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또 중국 입장에서 맞는 말이고…."
외교를 넘어 문화예술 분야까지 번진 양안갈등에, 우리 전시회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TV조선 박건우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