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뉴스9

[판 포커스] 미필자 표를 노려라! 선거철마다 '군 복무 단축'

등록 2017.01.19 20:51

수정 2017.01.19 20:59

[앵커]
선거만 되면 빠지지 않는 공약이 있습니다. '군복무 기간 단축'입니다. 선심성 공약이라고 비판하던 후보도 선거가 다가오면 '줄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래놓고 잘 지키지도 못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제대하고 싶은 장병 마음이야 왜 모르겠습니까. 안보 상황에 따라 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권이 표를 위해 공수표를 날리는 역사를 반복하는 건 무책임한 일입니다. 오늘의 판 포커스, 보시죠.

 

[리포트]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사건

김신조
“소속 부대는 124 군부대입니다.”

창군 이래 처음으로 군복무 기간이 늘어납니다. 꽉 채워 3년

김민우 '입영열차 안에서'
“삼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댄 나를 잊을까”

33개월, 30개월, 26개월, 꾸준히 줄면서 유행가 가사도 바뀝니다. 

더골드 '2년 2개월'
“2년 2개월 길지 않은 시간”

그 뒤로도 두 차례 줄어 현재 21개월에 이릅니다. 선거철이면 정치인들은 모두 군복무 기간 단축을 약속합니다. 

25년전 14대 대선, YS와 DJ 모두 18개월로 단축을 약속합니다. 여야도 진보-보수도 초월합니다. 16대 대선에선 권영길 후보가 18개월, 이회창 후보는 24개월, 단축을 약속합니다.

이회창 / 한나라당 대선후보 2002년
"복학이 안되죠. 26개월이면. 그래서 2개월을 줄이면 24개월이면 4학기로 군 복무 끝난 뒤에 복학과 시기가 딱 맞아 떨어지겠다."

군 복무 단축은 선심성 정치라고 비판하던 노무현 후보, 선거가 열흘앞으로 다가오자 상대 후보보다 2개월 더 짧은 22개월 공약을 발표합니다.

지난 대선에서도 배역과 순서만 바꿔 같은 상황이 재현됩니다.

문재인
"18개월로 단축하겠습니다. 앞으로의 전쟁은 첨단 무기 체계의 전쟁이기 때문에 의무병 위주의 병력보다는 부사관층을 두텁게... "

새누리당은 안보현실과 동떨어진 공약이라며 비판했습니다. 대선 하루 전인 2012년 12월 18일 오전. 이날까지도 비판을 이어갔는데.

박선규
"어쩌면 그렇게 북한이 좋아하는 일만 하는가. 심각한 안보 현실 속에서 사병 복무 기간을..."

같은 날 저녁, 박근혜 후보의 마지막 유세.

박근혜
"병역 문제도 해결하겠습니다."

그렇게 비판하던 군복무 단축 공약을 그대로 따라합니다.

박근혜
"하사관 증원 등을 통해 임기 내 18개월로 단축하는 것을..."

그러나 곧바로 북핵 사태가 이어지면서, 군복무 단축 공약은 슬그머니 사라졌습니다. 대선, 총선, 당내 경선 가릴 것 없이, 군복무 단축 공약이 쏟아집니다.

다시 선거철입니다. 이제는 18개월로도 차별화가 안 되는지, 12개월까지 나옵니다.

문재인
"18개월이 정착되고 나면 앞으로 장기간 걸쳐서 12개월까지 군 복무 기간을 단축할 여지가 있다"

군대에서 생일을 한 번도 안 보내는 병사까지 나올까. 한 발 더 나가 10개월 주장까지 나옵니다.

이재명
"의무병 30만명인데 이중 10만을 모병해 전문 전투병으로 양성"

도박판 베팅과 다를 게 없습니다. 전형적인 인기영합주의란 비판이 나옵니다.

주승용 / 국민의당 원내대표
"군 포퓰리즘은 자제되어야 한다."

유승민 / 바른정당 의원 
"1년 하면 이 나라 누가 지킵니까"

현실성은 있는 걸까. 저출산이 이어지며 6년뒤부턴 입대 자원이 한 해 8만 명 부족해집니다. 이를 간부로 대체하려면 해마다 3조원이 더 필요하다는 게 국방부 계산입니다.

문상균 / 국방부 대변인
"병력감축과 관련된 문제는 안보상황이라든가 현역 자원 부족 등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다 검토해야"

군대 안 간 청년들과 그 부모 표를 노린 달콤한 유혹, 현실성이 있든 없든 군 복무 기간 단축 '일단 하고 보는' 공약이 됐습니다. 판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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