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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에 불붙은 휴지 던지며 '퇴마'…"살해의도 단정못해" 무죄

등록 2024.06.18 10:57

입원한 장모에게 불붙은 휴지를 던지며 '퇴마 의식'을 펼친 40대가 2심에서도 존속살해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받았다.

서울고법은 존속살해미수,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 대해 1심과 같이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만 유죄로 보고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작년 5월 서울 한 병원에서 라이터로 휴지에 불을 붙인 후 폐암으로 입원한 장모에게 던져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 후 그대로 병실을 나왔는데, 주변에 있던 다른 환자의 가족이 장모를 구조한 덕분에 장모는 머리에 화상을 입는 데 그쳤다.

A씨는 "퇴마의식을 하는 과정에서 휴지를 공중에 날린 사이 장모가 갑자기 움직이는 바람에 불이 번지게 된 것"이라며 범행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는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휴지에 붙은 불이 피해자나 인근에 놓인 침대와 이불, 나아가 병원 건물에 옮겨붙을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했다"며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만약 피해자를 살해하려 했다면 보다 은밀한 다른 방법을 강구하거나 보다 강력한 인화물질을 사용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했을 것으로 보인다. 살인의 고의를 갖고 불을 질렀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존속살해미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역시 살인 의도를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피고인이 방화 후 불길을 더 빨리 번지도록 하기 위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점, 제3자가 병실에 들어와 불을 끄지 못하게 막는 행위도 없었다는 점을 들어 존속살해미수 혐의를 무죄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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