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소 끌고 국회로…성난 축산농가 "팔수록 손해본다"

등록 2024.07.03 21:30

수정 2024.07.03 21:35

[앵커]
소를 키우는 농민 1만 2천여 명이 국회 앞에 모였습니다. 소 한 마리를 출하할 때마다 230만 원 이상 적자라며, 한우 산업 대책 마련을 호소했습니다. 한우를 비싸게 사먹는 소비자 입장에선 선뜻 이해가 되지 않을 텐데요.

유혜림 기자가 농민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여의도 둔치 주차장에 소를 실은 대형 트럭들이 서 있습니다. 

이 소들은 전북 경남 등 5개 지역에서 밤새 올라왔는데, 한우 농가가 서울로 소를 끌고 오는 집회를 열 건 12년 만입니다.

소값 하락과 사료값 상승으로 한우 1마리를 팔 때마다 230만 원씩 적자가 나게 되자, 차라리 정부에 반납하겠다며 끌고 온 겁니다.

농민들은 안전사고를 우려해 통제에 나선 경찰의 눈을 피해 심야시간에 상경했지만, 목적지인 국회 앞까지 소를 몰고 가지는 못했습니다.

정무정 / 강원도 삼척시 한우농가
"오죽했으면 잠도 안 자고 12시에 출발해가지고 사료값은 오르고 소값은 폭락해가지고 도저히 이렇게 받아선 우리가 살아남을 수가 없어가지고…." 

국회 앞에선 한우 농가 1만 2천여명이 모여, 한우 산업 대책을 촉구하는 삭발식을 열었습니다.

참석자들은 한우 농가 지원 법안과 한우 암소 2만 마리 수매 등을 요구했습니다.

민경천 / 전국한우협회장
"두고 볼 수가 없습니다. 대통령이 비싼 사료값 대고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농민의 정성으로 소를 키워보라 이겁니다." 

지난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한 한우 농가 지원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는데, 정부는 여전히 돼지·닭 등 다른 축산농가와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TV조선 유혜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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