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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측 여론전에 대통령실 "'이재명 회담' 발표 시점부터 의아했다"…파국 치닫는 여권

등록 2024.10.22 14:19

수정 2024.10.22 14:30

한동훈 측 여론전에 대통령실 ''이재명 회담' 발표 시점부터 의아했다'…파국 치닫는 여권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 잔디마당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만남 이후 한 대표 측 인사들을 중심으로 회동 결과와 관련한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표와의 회담을 발표한 시점부터 의아해하는 분들이 있다"며 반박에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2일 여야 대표 회담이 면담 전 발표된 것에 대해 "여야 간 소통을 잘 해서 국회를 정상화시키길 바란다"면서도 이같은 날선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과의 만남을 서너 시간 앞둔 시점에 굳이 야당 대표와 '민생정치'를 논한다며 회담 성사를 발표한 것은 다른 의도를 의심해볼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은 여야 대표 회담 발표가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헌정사상 초유의 동행명령장 발부와 야당 의원들의 관저 앞 대치가 이어지던 시점이었던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전례없는 동행명령장이 발부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에선 여당 의원들이 '망신주기용'이라며 거세게 반발했지만, 당 차원의 공식 대응은 없었기 때문이다.

여권 일각에선 한 대표가 사전에 발표한 3대 요구의 수락 가능성이 낮았던 시점이었던 만큼, 대통령 회동 후 야권의 지지를 받는 모양새에 포석을 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대통령실 정혜전 대변인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의 동행명령장이 처리·발부된 것에 대해 "대통령 부인을 망신주고, 국감을 진흙탕에 몰아넣기 위한 구태 정치쇼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오직 중대범죄 혐의로 1심 판결을 눈앞에 둔 당 대표 방탄을 위한 민주당의 저열하고 폭력적인 정치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오죽했으면 대통령이 여당 대표에게 '어처구니 없는 의혹에 대해선 같이 싸워주면 좋겠다'는 얘기를 굳이 했겠느냐"며 "헌정 유린을 막아내고 당정이 하나 되는 게 우선 아닌가"라고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한 대표에게 “어처구니없는 의혹에 대해서는 대응을 제대로 하고 싶어도 대통령실이 계속 싸우는 게 맞느냐"며 "대통령실에서 입장을 내면 당에서도 같이 싸워주면 좋겠다. 정치 공세에는 정치로 대응을 해 줘야 하지 않나"는 당부를 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전날 면담 과정에서 발생한 의전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대표가 20여분 기다린 상황에 대해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위중한 국가안보 현안으로 인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의 통화, 영국 외교장관과의 접견 등으로 늦어진 것"이라며 "현장에서도 홍철호 정무수석이 한 대표에게 사정을 즉각 설명하며 양해를 구했고, 윤 대통령도 도착 후 늦어진 점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고 했다.

한 대표 측이 당초 '원탁테이블'을 요청했지만 대통령실이 직사각형 형태의 테이블을 배치한 것에 대해선 "여당 대표가 대통령을 만나는데 원형테이블을 요청하는 것은 정부수립 이후 처음 본다"며 "대통령이 주재하는 대화에서 테이블이 그렇게 중요하느냐"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면담 직후부터 사실상 독대에 준하는 대화 내용이 부정확한 표현으로 전파돼온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친한계로 꼽히는 신지호 당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대통령이 워낙 공사다망하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 대표는 바깥에서 20여 분을 기다렸다가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 대표측 관계자는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라인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실제 사례까지 들어가며 인적 쇄신을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무엇이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내비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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