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거야 '독주 예고'에도 쇄신 눈감은 與

등록 2024.04.24 21:17

수정 2024.04.24 21:20

[앵커]
국민의힘이 총선 참패 성적표를 받아든 지 2주가 지났습니다. 쇄신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은 보이지 않고, 그나마 쓴소리를 내고 있는 건 낙선자들 뿐입니다. 정치부 이태희 기자와 위기의 여권 상황, 더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선거가 끝난 뒤 국민의힘 상황을 계속 전해드리고 있습니다만, 어떻게 변하겠다는 방향성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기자]
108석 대 192석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집권 여당이 한번도 받아본 적 없는 숫자입니다. 야당은 벌써부터 '입법독주', '강경투쟁'을 예고하고 있죠. 그런데도 여당 당선인 총회에선 서로 축하인사 나누기만 바빴고, 결기있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선거에서 떨어진 낙선인들만 혁신을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 윤석열 대통령 오찬 회동에 참석한 낙선인 중 다섯명 정도가 마이크를 잡고 공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꽤 직설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직언한 참석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이 쓴소리를 듣기 위해 당선인들보다 낙선인들을 먼저 만난 것 자체는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윤재옥 대표가 당선인 총회 이후 낙선인들과도 만났는데, 낙선인들 사이에선 당선인들과 축하와 덕담을 나눌 게 아니라 선거에서 떨어진 후보들에게 패배 원인을 듣는 게 먼저라는 말이 나왔죠. 윤 대통령도 그런 점들을 감안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몇몇 참석자들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대통령을 만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여권 위기 상황에서 그런 식으로 갈등을 노출시킬 필요가 있느냔 겁니다. 어젯밤 늦은 시각 국민의힘이 공보실을 통해 한 전 위원장 관련 오보대응 메시지를 출입기자단에 공지한 걸 두고도 여러 해석이 나왔는데요. 한 언론에서 '윤 대통령을 향한 한 전 위원장의 분노가 상당한 수준'이라며 '대통령실 비판 기사나, 대통령 지지율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고 보도하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미 당직을 내려놓은 전직 당 대표의 입장을 당에서 언론에 배포한 것도 좀 이례적이긴 합니다.

[기자]
네, 그렇게 한 전 위원장이 당 공식기구를 움직인 것을 두고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움직임 아니냔 추측도 나왔는데, 총선을 이끌었던 한 전 위원장이 총선 패배 두 달 만에 치러지는 전대에 곧바로 출마하는 건 정치적 부담이 클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앵커]
내일 2차 실무협의를 갖는다는데, 영수회담 얘기도 좀 해보죠. 이재명 대표가 여러차례 요구했던 영수회담이 전격 성사된 건데,, 왜 준비과정부터 삐걱대는 건가요?

[기자]
양측의 정치적 속내가 다르기 때문으로 봐야할 겁니다. 대통령실은 불통 이미지를 벗기 위해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의제에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했고, 이번이 끝이 아니라 여러 차례 더 만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보여주기식 회담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총선 승리로 지지층의 기대가 높은 만큼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무언가 양보하면서 주고받을 수밖에 없겠죠. 이럴 경우 의석을 몰아줬는데도 왜 양보했느냐는 반발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의제를 테이블에 올리느냐를 두고 양측의 시각차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첫 영수회담에 임하는 대통령실과 야당의 기대치가 다르다는 건데, 의제 조율부터 기싸움이 치열한 것도 이 때문이겠군요.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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