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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남] '천연' 제품 과연 믿을 수 있나…천연제품의 함정

등록 2017.08.27 19:43

[앵커]
최근 친환경 인증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와 논란이 됐죠. 오늘은 '천연'제품은 과연 믿을 수 있는지 진정남 정운섭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천연제품과 친환경제품. 이게 다른 건가요? 

[기자]
'친환경' 표시는 정부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천연' 표시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서, 무분별 하게 사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정제품에 쓰인 광고 문구들인데,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앵커]
천연 성분이라니까. 아무래도 더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겠네요.

[기자]
그런데요. 이 제품들은 몇년 전 국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가습기살균제 제품에 쓰였던 광고문구들입니다. '천연'표시를 무작정 믿어선 안되는 이유를, 설명드리겠습니다. 두 살배기 아이를 키우는 한 가정인데요. 6개월 전쯤 유아용 자외선차단제를 사서 아기에게 발랐다가, 아기 피부에 염증이 생겼습니다.

안세영
"바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빨개지더니 오돌토돌한 것이 (피부에)올라온 거에요 두 번째 바르고 나서도 또 그렇길래."

이 제품을 구입할 당시, 천연 성분이라는 광고를 보고 안심했다고 합니다.

안세영
"믿고 샀는데, 속았다는 생각이 들죠."

어떻게 된 건지 제조사측에 확인해봤습니다.

제조사
"피부가 다 사람마다 피부타입이 다르잖아요. 그래서 개인 개인에 따라서 (제품에) 들어있는 (화학) 성분 중에 안 맞는 게 있을 수 있어요"

사실 화장품은 수십 가지의 화학성분을 섞어서 만듭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조사들이 수많은 성분들 중에, 오로지 천연 성분만을 광고에 내세우다 보니, 소비자들은 이런 '천연' 마케팅에 빠지기 쉬운 겁니다.

실제로 소비자들한테 천연 표시가 있는 제품과, 없는 제품들의 선호도를 조사해봤는데요. 결과를 보시면, 역시 천연 제품들의 인기가 훨씬 높습니다.

소비자
"아무래도 천연성분이 들어가 있으니까. 몸에 조금 더 좋지 않을까 싶어서요"

이렇게 인기 있는 천연제품들에, 과연 천연성분은 얼마나 들어가는 걸까요. 저희 취재진이 직접 조사해보니, 천연성분의 함량이 정확히 표시된 제품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강상욱 / 상명대 화학에너지학과 교수
"성분의 함량에 대해서는 공개할 의무가 전혀 없습니다 천연성분을 0.001% 정도 극소량을 쓰고 대다수는 화학성분으로 채워진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문제가 전혀 되지 않는." 

[앵커]
결국 천연제품 광고를 전부 믿을 건 못된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광고 한 번 보시죠. '100%천연원료를 썼다'고 광고 했지만, 사실 이 제품은 합성원료를 사용했다 적발됐습니다. '환경친화적'이라고 광고한 이 제품은, 몸에 유해한 코팅제가 들어 있었습니다.

[앵커]
천연제품을 잘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요?

[기자]
현재로선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됩니다. 정부도 문제를 인식하고, 천연제품표시와 관련한 법안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회에 머물러 있는 상탭니다.

[앵커]
국민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국회가 하루 빨리 챙겨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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