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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의 오늘 이 사람] 이 상병의 아버지와 어금니 아빠

등록 2017.10.11 21:55

요 며칠 사이 '어금니 아빠'가 우리 사회의 화제입니다. 전세계에 여섯 명 뿐인 거대백악종 환자라는 이영학은 같은 희귀병을 앓는 딸을 위해 헌신하는 아빠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딸을 위한 후원금을 호소했고 생활이 어려워 아내와 딸을 두고 세상을 떠나려 한다는 글을 SNS에 올렸습니다. 그러나 그는 천사의 가면을 쓰고 있었습니다.

최근까지 성매매를 하는 퇴폐 안마방을 운영하면서 고급 외제차를 타고 온 몸에 한 문신을 자랑하는 패륜남이었지요. 그의 아내는 의붓 시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면서 고소한 뒤 자살했습니다.

어금니 아빠는 딸의 친구를 불러내 목 졸라 죽였으며 시신을 유기했습니다. 그 과정에 딸을 가담시켰습니다. 이씨는 어린 딸과 가정을 파멸시켰으며 우리 사회를 전율케 하고 있습니다.

또 한 명의 아버지가 있습니다. 지난 달 말 느닷없이 날아든 총탄을 머리에 맞고 숨진 병사의 아버지 이모씨입니다. 군은 수사 끝에 도비탄이 아니라 유탄으로 인한 사고인 것을 밝혀냈습니다.

병사의 아버지는 빗나간 탄환을 어느 병사가 쐈는지는 알고 싶지도 않고 알려주지도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누군지 알게 되면 원망하게 될 것이고 그 병사 또한 얼마나 큰 자책감과 부담을 느낄지 알기 때문이라고 했지요.

그 병사도 나처럼 아들을 군대에 보낸 어떤 부모의 자식이 아니겠는가... 이 말엔 천금 같은 자식을 가슴에 묻는 아버지의 절절한 아픔이 베어납니다.

아마도 많은 부모들의 가슴에 파문을 일으켰을 겁니다. 저 또한 가슴이 아픕니다. 이 두 아버지의 이야기는 선과악의 골이 깊이 파인 우리사회의 자화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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