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스티로폼에 접착제…'유독가스 덩어리' 드라이비트

등록 2017.12.22 21:19

수정 2017.12.23 18:43

[앵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순식간에 불길이 건물 전체로 옮겨 붙었는가? 그 이유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가장 첫번째 원인은 건물 외벽 마감재로 쓰인 드라이비트에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의정부 화재때도 똑 같은 일이 벌어졌는데, 우리 주변엔 여전히 이 드라이비트 건물이 무수히 많습니다.

신은서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단단해 보이는 건물 외벽 가운데 두드려보면 속이 텅 빈 듯한 벽이 꽤 많습니다.  겉으론 일반 시멘트 벽으로 보이지만, 불에 잘 타는 스티로폼이 안에 들어 있어 이렇게 누르면 움푹 꺼질 정도입니다.

단열효과가 뛰어난 우레탄폼이나 스티로폼을 접착제로 붙인 뒤 마치 벽처럼 시멘트를 바른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지은 겁니다.

한원태 / 구청 직원
"2000년대 초까지 많이 썼어요. 재료값이 싸다…."

값이 싸 공사비를 줄일 수 있어 건물 리모델링에도 많이 쓰이지만, 쉽게 부서지고, 화재에도 취약합니다. 문짝 하나 크기의 드라이비트 외벽으로 실험해보니, 채 1분도 안 돼 벽면 전체가 녹아내릴 정도로 불이 크게 번집니다.

2015년 의정부 화재 때 문제가 돼 이듬해부터 불에 안타는 외벽을 쓰도록 의무화했지만, 그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나 리모델링 건물은 규제 사각지대입니다.

엄욱용 / 외단열시스템 업체 본부장
"단열재와 벽 사이에 공간이 있으면 불이 그걸 타고 외단열 시공 방법에 대한 표준화가 안 돼 있어서"

전국 도시형 생활주택 1만3천여단지 가운데 불에 타는 자재로 외벽공사를 한 단지는 무려 30%인 4200여 단지에 달했습니다.

TV조선 신은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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