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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도 넘은 '악플'…빗나간 애국심에 멍드는 선수들

등록 2018.02.15 21:35

수정 2018.02.15 21:45

[앵커]
쇼트트랙 최민정 선수가 실격하면서 동메달을 따게 된 캐나다 선수에게 악성 댓글이 쏟아지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우리 선수를 응원하는 방법이 잘못 빗나간게 아닐까 싶은데요, 사실 상대 선수를 향한 댓글 테러,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오늘의 포커스에서 이 문제를 조명했습니다.

 

[리포트]
쇼트트랙 여자 500미터 결승에서 두 번째로 들어온 최민정이 실격 처리되는 순간. 깜짝 동메달을 거머쥔 캐나다 킴 부탱은 코치와 포옹하며 환호했습니다.하지만 시상대에 오른 킴 부탱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눈물까지 쏟았습니다.

# 메달리스트 울린 '악성 댓글'
최민정이 킴 부탱을 추월하는 장면입니다. 심판들은 이 과정에서 최민정이 부탱의 무릎을 건드리는 반칙을 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부탱도 최민정에게 반칙 행위를 했다고 주장합니다. 네티즌들은 부탱의 SNS를 찾아가 비난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 가운데엔 한글과 영어로 부탱의 가족까지 모욕하거나 살해 협박을 한 글도 있었습니다. 부탱은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고, 캐나다 경찰까지 나서 댓글 테러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상대 선수에 대한 우리 네티즌의 악성 댓글 공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4년 소치 올림픽. 역시 여자 쇼트트랙 500미터 결승전에서 선두를 달리던 박승희가 영국의 크리스티에게 부딪혀 넘어집니다.

다급하게 일어나다 또 다시 넘어지는 모습은 팬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죠. 경기 직후 네티즌들은 크리스티의 SNS에 악성댓글을 쏟아냈습니다. 크리스티는 한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의 반응이 너무 무서워 잠을 잘 수 없었다" "사람들이 정말로 나를 죽이고 싶어한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우리 선수가 악플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쇼트트랙 남자 1000m 예선에서 3위로 들어왔던 서이라가 한톈위의 실격 판정으로 예선을 통과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중국 네티즌들이 서이라의 SNS를 악플로 도배했습니다.

마크아담스 / IOC 대변인
"우리가 소셜 미디어까지 제어할 수는 없고, 팬들도 말할 권리가 있다. 다만 선수들과 그들의 경기를 존중해주길 요청드린다"

경기 직후 아쉬움에 눈물까지 보였던 최민정. 하지만 바로 다음날 훈련을 소화한 뒤엔 이렇게 말했습니다.

최민정
"판정에 대한 부분은 심판들이 갖고 있는 권한이기 때문에 제가 어떻게 얘기를 할 입장은 아닌 거 같고요"

스포츠를 스포츠로 바라보는 것. 이 올림픽 정신이 선수에게만 필요한 건 아닐 겁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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