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뉴스9

[포커스] 꿈이 없던 청년, 스켈레톤 '황제'가 되다

등록 2018.02.16 21:29

수정 2018.02.16 21:35

[앵커]
스켈레톤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윤성빈 선수. 썰매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선 기적과 같은 일을 이뤄냈습니다. 평범한 고등학생이 스켈레톤의 황제로 거듭나기까지.. 윤성빈의 비하인드 스토리, 포커스에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하아~ 이제, 저희가 4년간 준비한 모든 것을 지금 첫 날 끝났기 때문에..."
"지나온 생각들이나.. 다시 할게요. 처음부터 다시..."

청년 윤성빈은 딱히 꿈이 없었습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뒤 가정 형편이 넉넉지도 않았고 성적도 별로였습니다.

윤성빈
"대학에도 그렇게 큰 관심이 없었고 남들처럼 뚜렷하게 뭐 제가 하고싶다 이런 것도 없었고.."

그가 썰매와 인연을 맺은 건 스켈레톤 연맹 이사를 겸하고 있던 체육 선생님의 추천 때문이었습니다.

강광배
"우리 학교에 운동을 전문적으로 한 선수는 아닌데 농구 골대를 두 손으로 잡는 애가 있어 키는 180도 안되는데 이 얘기를 하는 거예요"

첫 테스트는 실망스러웠지만 강 교수는 가능성을 봤습니다. 잠재력은 3개월 만에 폭발했습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입니다.

윤성빈
"할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는 그런 학생한테 이런 기회가 왔으니까... 저한테 길이 생기는 것 같았어요"

입문 2년차인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16위의 성적을 거둔 윤성빈은 같은 해 월드컵 3위를 차지하며 신성으로 떠올랐습니다.

해설자 / 2014년
"저 동작 좀 보세요! 정말 빠릅니다"
"겨우 20살입니다. 더 커질 거고, 더 강해지고, 더 빨라지고, 경험도 쌓일 겁니다."

실제로 그랬습니다. 2016년 월드컵에서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올 시즌엔 6차례 중 4차례 월드컵에서 우승하며 세계 랭킹 1위로 올라섰습니다. 윤성빈의 급성장, 여기엔 스켈레톤에 최적화된 체격 조건이 큰 자산이 됐습니다.

윤성빈은 다리가 길지 않지만 팔이 깁니다. 허리를 숙여 썰매를 끌고 나가는 스타트 순간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63cm에 달하는 두꺼운 허벅지도 폭발적인 스타트의 원동력입니다.

윤성빈의 경우 하체의 힘과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속근섬유라는 근육이 다른 선수보다 발달해 있습니다.

윤성빈
"허벅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 훈련이 워낙 고되기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윤성빈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는 경기일정까지 까먹을 정도로 훈련에 몰두했습니다.

윤성빈 / 지난 13일
"이틀 뒤 시합이라는 것도 오늘 알았어요, 사실은... 맨날 여름에도 있고 겨울에도 있고 하다보니까 워낙 편하게 느껴져서..."

타고난 재능과 혹독한 훈련은 그를 '황제' 자리에 올려놨습니다. 꿈이 없던 청년 윤성빈, 이제 누군가의 꿈이 됐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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