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오류 투성이 '땅 속 지도'…공사 지연·분쟁 속출

등록 2018.03.01 21:18

수정 2018.03.01 21:20

[앵커]
가스나 수도관 같은 지하시설물을 표시해놓은 땅 속 지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공사하려고 땅을 파보면 이 땅 속 지도와 실제 모습이 다른 경우가 많아 공사가 지연되고 분쟁으로도 이어집니다.

왜 이렇게 오류 투성이인지, 조정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과천의 한 재건축 공사장, 땅을 파보니 예상하지 못한 대형 배수관이 나옵니다. 지하매설물을 표시한 땅 속 지도, GIS엔 없던 겁니다.

"(이게 몇 미터예요?) 길이 350미터요."

조합측은 시에서 제공한 GIS도면에는 배수박스가 공사장에서 20여 미터 떨어진 이곳 도로에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조합은 설계 변경으로 수십억 원의 피해를 봤다며, 과천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벼릅니다.

과천시 관계자
"사실 참고 자료예요, 그쪽(조합)에서 다시 측량을 했어야 되는 게 맞고요."

서울 강남의 하수도 공사 현장에서도 엉터리 GIS 때문에 땅을 헛 파는 일이 반복됐고, 공시비와 기간이 각각 2배씩 늘게됐습니다.

구청 관계자
"땅을 파보니까 여러 지하매설물이 얽히고 설켜서…."

공사 도중 땅 속 가스관이 파손돼 발생한 1995년 대구지하철 폭발사고를 계기로 정부가 GIS를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오류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 않습니다.

울산시 관계자
"땅을 다 들어서 파보지 않고는 알 수 없어요."

하수도, 전기, 통신 등을 매설할 때 공사 업체가 GIS를 직접 입력하는데, 검증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국토부 관계자
"간접적인 측정 방법에 의해서 하다 보니까 오류들이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매년 예산 12억 원이 들어가지만, 땅 속 지도의 정밀도는 나아지질 않고 있습니다.

TV조선 조정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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