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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취재] 못 믿을 식기세척기…아이들 식판에 세제가 그대로

등록 2018.03.21 21:20

수정 2018.03.21 21:27

[앵커]
아이들이 학교에서 사용하는 급식 식판은 식기세척기를 이용해, 설거지를 합니다. 그런데 정밀 검사를 해봤더니 몇몇 식판에서 세제가 남아있었습니다. 문제는 교육 당국이 세제 잔류 검사를 하고 있고 문제가 없다고 한다는 겁니다. 문제 없게 나오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박성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학교 급식소의 식기세척기입니다. 2분만에 나온 식판은 물기없이 깨끗해 보입니다. 하지만 검은 색소물을 뿌려 식기세척기 헹굼 구간에 넣어보니, 곳곳에서 검은 얼룩이 눈에 띕니다. 제대로 행궈지지 않은 겁니다.

세제가 남아있는지 정밀 검사를 한 결과, 식판 10개 중 2개에서 화학 성분의 세제가 검출됐습니다.

강상욱 / 상명대 교수
"일부 식판에 세제가 남아있는 것을 저희가 확인했습니다. 흡집 사이사이에 있는 세제들이 충분히 빠져 나가지 못하고..."

세제 거품이 쏟아지는 세척 구간이 1m50cm인데 비해, 맑은 물이 뿌려지는 헹굼 구간은 3분의 1인 50cm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헹굼 시간도 10초 정도로 끝나고, 물의 양도 눈에 띄게 적습니다.

국내 판매되는 식기세척기 업체들 가운데 10곳의 규격서를 보니, 10개사 모두 헹굼 구간이 애초부터 짧게 설계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세제에 독성 물질이 있어 주의하라"는 경고문은 말뿐이었습니다.

교육부는 리트머스 종이로 식판의 세제 잔류 검사를 매달 한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리트머스 종이가 대부분 학교가 쓰는 중성 성분 세제는 걸러내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20년 전 복지부가 만든 세제 성분 허용 기준만 따르기 때문입니다.

교육부 관계자
"주로 세제에서 사용됐던 것들이 알칼리계가 주여서 (리트머스 종이 검사로) 변색되는지 여부를 간단히 보도록..."

게다가 세제를 많이 팔아야 하는 세제 판매업자들이, 학교 식기세척기 관리를 도맡는 관행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세제 업자
"(세제량을) 자동 조절하는 게 있거든요. 팽팽팽 돌아가는데 한 달에 4통도 들어가고... 많이 팔면 이득 아닙니까. 학교에서는 모르죠."

세제가 남아있는 식판은 특히 성장기 아이들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김준영 / 전문의
"호르몬 교란을 시키면서 세포에 손상을 주죠. 성장에도 문제가 있고. 흡수율이 (어른에 비해) 훨씬 높거든요."

학교 현장의 부실한 식판 관리가 학생들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TV조선 박성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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