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음식쓰레기 먹는 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의 처참한 현실

등록 2018.03.23 21:33

수정 2018.03.23 21:42

[앵커]
평창 패럴림픽 마스코트였던 반다비는 올림픽 기간 인기를 끌며 사랑을 받았는데요, 반다비의 모델이 된 반달 가슴곰은 처참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두 평 짜리 철창에 갇혀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숨질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김지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반달가슴곰 100여 마리를 키우는 곰 사육 농가입니다. 빽빽한 철창 주변엔 사람이 먹다 남긴 음식물이 악취를 풍깁니다.

낡아서 녹이 슨 철창은 이렇게 치기만 해도 부서지고 분비물은 바닥에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머리를 반복적으로 흔드는가 하면, 난폭해진 어미곰에게 뜯겨 팔이 없는 곰도 있습니다. 오랜 철창 생활에 생긴 스트레스 탓입니다.

또 다른 농가. 비좁은 공간에 배설물이 치워지지 않은 채 남아 있습니다. 사료값과 관리비용이 매달 300만 원 넘게 들어 농장주인도 난감합니다.

곰사육농가
"농가 소득에 굉장히 보탬이 된다고 해서 정부에서 권장을 많이 했어요. 정부에서 곰 공원을 만들어가지고 집단적으로 키우든가 했으면 좋겠어요."

반달 가슴곰이 늘어난 건 80년대.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정부가 사육을 장려했지만, 웅담 판매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애물단지가 됐습니다.

결국 정부는 세금 57억 원을 들여 전국의 모든 사육곰 900여 마리를 중성화 수술시켰습니다.

환경부 관계자
"매입비를 확보해야 되는데 재정당국의 입장은 추가 재정 지원은 불가하다고 해요. 그래서 국가에서 매입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현재 남아 있는 곰은 620여마리. 정부 정책 혼선에, 철창 속 비참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TV조선 김지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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